공직자, 언론사, 사립교원 등 대상으로 부패관행 척결 기대
과도한 제한 지적 및 형평성 논란 여전, 란파라치 양상 우려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청탁금지법)이 28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사회 전반에 관행으로 뿌리내린 부정부패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로 2012년 8월 16일 국회에 제출된 지 4년여 만이다.
법안이 시행되면 공직자와 언론사 임직원, 공·사립학교 및 유치원 임직원, 사학재단 이사장과 이사는 직무 관련성이 있거나 또는 대가성이 없어도 음식물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 이상을 받을 경우 처벌받게 된다. 공무원이 받을 수 있는 시간당 외부강의 등에 대한 사례금 상한액도 장관급 이상 50만 원, 차관급 40만 원, 4급 이상 30만 원, 5급 이하 20만 원으로 규정했다.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직원 등은 민간인이라는 점을 감안해 직급 구분없이 시간당 100만원을 사례금 상한액으로 설정했다.
청탁금지법 시행은 부패관행의 고리를 끊고 청렴 문화 조성의 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는 반면, 언론사 등 법 적용 대상이 과도하게 제한됐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수사기관이 정치적 목적의 ‘표적수사’로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법적 미비 남용 및 법을 어기는 사람들을 적발·신고해 포상금을 받는 이른바 ‘란파라치’ 양성 부작용도 나오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공직사회는 대외 활동 위축과 함께 위반 적발로 인한 된서리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정부대전청사와 대전시, 시 산하 공기업 등 공무원들은 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우려에 28일 점심 약속 등의 일정을 꺼리고 있다. 법 시행을 앞두고 국민권익위원회 관계자 등을 초청, 직원들의 경각심을 일깨우는데 부심하고 있다.
매뉴얼이나 핸드북 배포를 통해 위반 사례를 숙지, 시행착오 최소화도 꾀하고 있다. 또 민원인과의 만남이 잦은 부서를 대상으로 특별감찰에 나선 곳도 한둘이 아니다.
시행 초기 혼란에 대한 우려감이 팽배한 것이 사실이다.
26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를 놓고도 식사 등의 제공이 법 저촉 여부에 해당하는 지를 파악하느라 급급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다음달 실시하는 행사나 축제 등에 대해서도 저촉 여부를 확인하기에 앞서 부대행사 취소나 대폭 축소 등 자체적으로 대처하면서 관심 저조 및 수익 타격에 대한 하소연도 나온다.
지역의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청탁금지법 시행이 임박했지만 법안의 모호함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난감한 게 사실”이라며 “권익위가 발표한 내용을 위주로 위반 사례를 준수하도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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