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전 한쪽도 고장나 주민 불만 폭주, “왜 안 고쳐주나”
25일 오전 대전 중구 태평동 버드내아파트 앞 9차선 도로. 아파트 단지에서 나온 노인 몇몇은 육교 아래 설치된 승강기를 한번 훑어보고는 도마동 방면으로 100m가량 걸어가 횡단보도를 건넜다. 전동휠체어에 앉은 지체장애인과 노인도 같은 모습이었다. 설치된 지 오래된 장애인승강기가 안전검사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아 작동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거동이 불편한 박모(78ㆍ중구 유천동)씨는 “계단을 오르내리는 게 더 힘들어서 육교 대신 좀 더 걸어가 횡단보도로 건넌다”고 말했다. 이어 “돈 들여 육교와 승강기를 만들어 놓고 왜 고장 났다고 그대로 두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작동이 멈춘 지 5개월이 넘도록 수리되지 않는 승강기에 주민 불만이 커지고 있다.
보름 전 아파트단지 건너편에 있는 승강기마저 이용이 불가능해지자 보다 못한 주민들이 나서 중구청에 승강기 수리 민원을 제기하는 실정이다.
중구청에 따르면 아파트단지 방면 장애인용 승강기는 지난 5월 승강기관리 기준에 따라 실시한 점검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설치된 지 15년이 지나면서 잦은 고장이 발생했고, 작동을 멈추기 일쑤였다. 그때마다 잔고장을 수리하며 운행을 이어갔지만 수리 범위를 벗어났다고 판단했다. 구는 지난해 시에 예산 3억원을 요청해 올해 초 받았다.
이 과정서 시간이 지체되면서 아파트단지 건너편에 있는 승강기마저 작동이 중단됐다. 아파트단지 쪽 승강기에는 작동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던 반면 건너편 승강기에는 안내 문구도 보이지 않았다.
구는 뒤늦게 업체 입찰을 마치고 현재 승강기 제작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지만 제작에만 최소 3개월의 시간이 걸려 주민 불편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구 건설과 관계자는 “인근 주민들의 불만이 많이 전달되고 있는데 최대한 빨리 설치해서 이용자 불편이 없도록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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