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오전 열린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의 긴급 현안질의(사진=연합DB) |
22일 오전 미방위 긴급 현안 질의
‘대규모 지진 가능성’ 보고서 두고 서로 다른 주장
한반도 대규모 8.3 지진의 가능성이 적힌 보고서가 존재했음에도 정부가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지질학자들은 당시 신뢰도가 떨어지는 자료로 판단해 추가 조사가 필요했다는 입장이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는 22일 오전 긴급 현안질의를 위한 전체회의를 열고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에 따른 원자력발전소 안전 상태를 점검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문미옥 의원은 ‘활성단층지도 및 지진위험 지도제작’이라는 정부 용역 보고서를 통해 강진 발생에 따른 원전 안전 위험에 대해 지적했다.
문 의원은 “보고서에는 울산단층, 양산단층은 각각 규모 5.8∼8.3, 6.8∼7.6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소방방재청이 2009년 지질자원연구원에 의뢰해 작성해 2012년 제출했으나, 일각에서 연구방법의 문제성을 제기하는 등 신뢰도가 낮다는 이유로 폐기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보고서를 제대로 반영했다면 고리, 월성 원전의 가동이나 신규 원전 건설에도 중대한 역할을 했을 것”이라며 “당시 정부가 원전 건설을 강하게 추진하면서 채택하지 않은 것 같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추혜선 의원도 “이미 1990년대 후반부터 지진학계와 원자력계에서 양산단층과 울산단층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됐다”며 “지질자원연구원의 보고서가 폐기된 게 원자력계의 반발 때문이라는 것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연구용역을 받은 지질연의 입장은 달랐다.
지질연 신중호 원장은 “전문가들이 토론을 벌였고 조사 방법이나 신뢰도가 떨어져 추가 정밀조사가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다”며 “활성단층 여부에는 합의에 도달하지 못해 추후 논의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를 두고 양쪽의 주장이 서로 다른 것.
당시 연구에 참여했던 지질연 전정수 지진연구센터 박사는 “당시 연구 방식은 시뮬레이션(경험식)을 통해 나온 값이었다. 규모 8.3 지진은 실제 현상에서는 나올 수 없는 가상의 값”이라고 일축했다.
단층에서 벌어질 지진의 규모를 예측하려면 단층길이와 변위, 변위율, 단층활동 수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있어야지만, 당시 울산단층에 대한 정밀 조사가 진행되지 않아 해당 정보가 없어 가상의 수치를 넣었다는 게 지질연의 입장이다.
전 박사는 “현재의 단층길이, 변위, 변위율, 몇 회에 걸쳐 형성된 단층인지에 대한 정밀 조사 후에 정확한 지진의 규모를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