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민영화 아니라는 주장만 반복
시의회 결의안, 여론 공감 얻으라는 지적
대전시가 추진하는 상수도 고도정수처리시설 민간투자가 시민단체의 ‘민영화’ 프레임에 갇혀 논의가 전개되지 못하는 모양새다.
시민단체 등은 재정사업 방식이 민간투자보다 수도요금을 상승하게 될 수 있다는 시의 논리는 맞지 않다고 지적하는가 하면, 시설 위탁운영과 일부 시설 건설 및 운영 등을 거치면서 자연스레 민영화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아 사실상 민영화로 규정짓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시와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이날 대강당에서 고도정수처리시설 민간투자와 관련해 직원 교육을 했다.
이번 교육은 23일과 27일, 28일 세차례 더 실시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 시가 추진하는 사업에 대해 직원부터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설명하는 기회를 갖게 됐으며, 객관적 입장을 유지하기 위해 외부전문가를 초빙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시민단체로 구성된 ‘사회공공성강화와 민영화저지 대전공동행동’ 측은 “시청 직원만 아니라 청사에 입주한 직원까지 교육대상에 포함, 이를 강제화하고 있다”며 “상수도 사업본부가 준비하는 토론회는 이해관련 단체인 공동행동과 아무런 논의가 없다”고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시민의 의견수렴이란 명분을 일방적으로 만들기 위한 꼼수”라고도 주장했다.
이들의 차이는 시가 검토하는 고도정수처리시설 민간투자 방식에 대한 해석에서 기인한다.
시는 국비 70%를 받아 재정사업으로 추진하고 싶지만 재정적 부담이 크고, 노후관 교체가 더 늦어질 수 있어 민간투자 제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설물 준공과 동시에 소유권이 시로 기부채납되고 상수도 요금 인상·조정권은 대전시장에게 주어지는 만큼 민영화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민영화 프레임에 갇힌 것은 시가 자초했다.
민간투자가 필요한 이유를 설득하기보다 민간위탁이 민영화가 아니라는 데만 매달렸기 때문이다. 권 시장조차도 시정 브리핑에서 민간투자를 검토하는 배경과 이유를 설명하기에 앞서 민영화가 아니라는 반박을 하는 데 열을 올렸다. 무작정 민영화가 아니라는 주장만 반복하는 셈이다.
최근 대전시의회에서 만장일치로 고도정수처리시설 민간투자사업 추진 중단 촉구 결의안이 통과됐다.
민간투자가 완전히 막혔다는 시각도 있지만 정확히는 제동이다. 결의안을 낸 김동섭 의원은 제안 설명을 통해 “시는 경제성과 효율성을 빌미로 재정난과 비용부담을 피하는 도구로써 민간투자사업을 정당화하려고 한다”면서 “민간투자사업은 수돗물 요금 인상에 따른 시민부담증가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음에도 시민공청회와 객관적 데이터 공개 없이 논란을 키우고 있다”고 했다. 이는 사업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시민에게 알려서 여론의 공감을 얻으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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