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지진 공포에 국민 불안이 고조되는 가운데 대전시의 대응이 전형적인 탁상행정 수준에 그쳐 시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시가 선제적으로 재난상황에 대비하고 시민에게 알린다며 재난 관련 직원교육을 실시했지만 사실상 지진에 대한 설명에 국한됐기 때문이다.
22일 복수의 시 관계자에 따르면 시는 이날 시청 대강당에서 지역의 한 대학교수를 초빙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지진대응과 관련한 교육을 했다.
하지만 교육은 활성단층이란 무엇이고, P파와 S파 등 지진파 차이 등 지진의 발생 원인과 종류를 설명하는데 시간 대부분을 허비했다.
이 때문에 지진 발생시 행동요령에 대한 설명도 구체적으로 안내하기보다는 배포된 유인물로 갈음키로 했다고 한다.
지진 대응에 대한 교육이 아니라 중·고등학교의 지구과학 수업 같은 느낌을 받았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지난 12일 경주에서 국내 지진 관측 이래 최대 규모인 5.8의 지진이 발생했고, 지난 19일에도 규모 4.5의 지진이 또 발생, 시민들은 불안과 공포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실제 지난 12일에는 대전소방본부에 3900여건의 문의전화가 폭주했고, 19일에도 지잔 발생 직후 30분 동안 200건 가까이 전화가 쇄도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시가 내놓은 대책은 말 그대로 탁상행정에 불과하다.
권선택 시장이 지난 13일 긴급대책회의에서 “행동요령 홍보 등 실질적인 대응요령 체계가 필요하다. 지진 안전체험과 대응매뉴얼 등 실제 사태를 염두에 둔 교육 예방 프로그램을 강구하라”고 지시했지만, 시가 마련한 조치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시설 점검과 이날 교육 뿐이다.
지진을 안내하는 문자 발송은 여전히 공무원 등 내부만 대상으로 하고 있고, 이마저도 받지 못한 직원들도 부지기수다.
여기에 직원들에게 시민을 상대로 홍보하라고 나눠준 행동요령도 고층건물의 대피요령은 반영돼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직장인 임모(32)씨는 “지난 12일과 19일 지진이 발생했을 때 공포감을 느낄 정도로 상당한 진동을 체감했다. 지진 발원지는 대전과 떨어져 있지만, 지진에서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닌데도 시가 내놓은 대책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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