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때리는 아이들, 교단 떠나는 선생님…요즘 학교,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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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때리는 아이들, 교단 떠나는 선생님…요즘 학교, 무섭다

지난해 충청권 학교폭력 2352건, 최근 3년간 초등생 성폭력도 급증 교권침해 절대적 건수 줄었지만, 학생·학부모 침해강도 갈수록 심해

  • 승인 2016-09-21 15:09
  • 신문게재 2016-09-22 12면
  • 오희룡 기자오희룡 기자
[늘어나는 학교폭력·교권침해… 흔들리는 공교육]


공교육 현장이 붕괴되고 있다. 학교폭력과 교권 침해가 증가하고 교권 침해로 병가, 휴가등을 내고 교단을 떠나는 교사들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충청권에서만 2352건의 학교 폭력이 발생했으며, 성폭력으로 인한 학교심의위원회도 190건이나 열린 것으로 집계돼다. 점차 증가하는 학교 폭력과 교권 침해 현황과 대책을 알아본다. <편집자 주>

▲학교폭력 지속 증가=최근 3년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서 심의된 학교폭력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부산 북구강서갑, 교문위)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학교폭력 발생현황 및 조치내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3년 이후 3년간 발생한 학교폭력이 1만7749건에서 1만9968건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은 학교 폭력 심의 건수가 2013년 731건에서, 2014년 768건, 2015년 730건으로 꾸준히 700건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청권 4개 시도의 학교폭력 심의 건수는 2013년 2349건에서 2015년에는 2352건으로 다소 증가했다.

성 관련 피해나 신종 폭력 건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3년에 비해 지난해 성 관련 피해로 학폭위에 접수된 건수는 878건에서 1842건으로 두 배 이상(964건) 증가했고, 가해학생 수나 피해학생 수도 1006명에서 2139명, 1075명에서 2632명으로 큰폭으로 증가했다.

또한 보이지 않는 폭력인 사이버 폭력도 1082건에서 1462건으로 신종 학교 폭력으로 자리잡았다.

학교폭력의 경우 재발 방지 및 관리가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교육부에서는 이조차 파악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심의에 대해 불복 사례가 늘어나는 것도 문제다. 지난 2013년에 비해 2015년 피해학생의 재심청구는 256건에서 389건으로 133건이 늘었고, 가해학생의 경우도 216건에서 230건으로 14건 증가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학교폭력가해자징계가이드라인'을 올해 2학기부터 적용하기로 했지만, 모호한 기준이 포함되어 논란이 될 소지가 있다.

전재수 의원은 “학교폭력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새롭게 발전하고 있는데 비해 피해 학생에 대한 구제나 관리는 아직 미흡한 수준”이라며 “재발조치에 대한 대책 뿐만 아니라, 이미 고통받고 있는 피해 학생의 심리적 안정을 위한 치료와 상담교원 확보, 가해 학생에 대한 철저한 교육이 촉구된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성폭력도 빠르게 증가=최근 3년간 초등학생의 성폭력 사건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경기성남분당을, 교문위)이 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성폭력 사안 자치위원회 심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초등학생들의 성폭력 사건수는 439건이었으며, 가해학생은 484명, 피해학생은 655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전지역에서는 67건의 성폭력관련 자치위원회가 열렸으며 세종은 6건, 충남 91건, 충북 26건의 자치위원회가 열렸다. 지난해 성폭력 피해학생은 대전 61명, 세종은 16명, 충남 149명, 충북 266명이다.

초등학생의 성폭력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초등학생 성폭력은 지난 2013년 130건, 2014년 310건, 2015년 439건으로 집계됐으며, 최근 3년간 3배 이상 늘어나는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학교 내 성폭력 사건 발생 현황도 매우 우려되는 수준이다.

지난해 학교 내 전체 성폭력 사건 수는 1842건, 가해 학생 2,139명, 피해 학생 2,632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권침해 여전히 심각=일선 학교에서 교권침해의 절대 건수는 줄었지만, 학생들과 학부모의 교권침해 강도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경기 오산, 교문위)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교권침해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 2012년 7971건이던 교권침해는 지난해에는 3458건으로 줄었다. 올해 1학기에는 1605건의 교권침해가 발생했으며, 이로 인한 교권침해 학생에게는 퇴학처분 65명, 출석정지 490명 등을 조치했다.

교권 침해를 줄었지만 교권침해로 교원들의 전보ㆍ병가ㆍ휴직 등의 건수는 2013년 405건, 2014년 434건, 2015년 950건으로 나타났으며 2016년은 1학기에만 599건으로 이미 2013년, 2014년 한 해 동안의 수치를 뛰어넘은 것으로 드러났다.

교권 침해 현황을 분석한 결과, 교권 침해는 줄고 있지만, 학생들의 교사 폭행과 성희롱, 학부모의 교권침해 비율은 반대로 늘어나고 있는 양상을 보였다. 어떤 학생은 여교사의 뺨을 때리고 수차례 폭언과 폭행을 했고, 다른 학생은 휴대전화로 크게 음악을 틀어놓은 것을 지적받자 교사의 허벅지를 칼로 찌른 충격적인 사건도 있었다.

이처럼 교권침해 강도가 갈수록 심해져 큰 충격을 받은 사례가 많아지다 보니 전보ㆍ병가ㆍ휴직 등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교육부는 교권보호를 위해 교권침해 학생·학부모 등에 대한 조치강화, 피해 교원 치료ㆍ상담 등 지원, 교권침해 은폐 방지 및 예방 강화, 교권 보호를 위한 인프라 구축, 교권 보호의 법적 기반 마련 등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추진하고 있으나 그 실적은 아직 미미한 실정이다.

이에 안민석 의원은 “교권이 무너지면 공교육 정상화도 힘들다”며 “교사들이 안심하고 교육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교권 보호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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