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은행들이 지방자치단체와 대학의 고객 확보를 위한 금고 유치 전략에 고심하고 있다.
대형 거래처의 주거래 은행으로 선정되기 위해 거액의 기부금이나 출연금을 냈던 관행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제동을 걸어서다.
20일 대전지역 은행권에 따르면, 그동안 대전시금고와 대학금고 등의 유치를 위해 막대한 지역발전기여금을 제공해왔다.
은행들은 기관을 상대로 계약을 맺게 되면 별도의 홍보 없이도 많은 개인 고객들을 유치할 수 있다는 판단에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까지 기부금을 지출했다.
현재 대전시의 제1금고를 맡고 있는 KEB하나은행은 시금고 선정 과정에서 수백억원이 넘는 규모의 지역발전기금을 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학금고 역시 미래 고객을 선점한다는 차원에서 은행들이 사활을 걸고 있다.
통상적으로 은행들은 대학에 계약금뿐만 아니라 장학금 지원까지 하고있다. 한 번 입점만 하면 관련 인프라가 구축돼 추후 계약에 유리하다는 생각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이 지난 19일 ‘불합리한 영업관행 시정방안’을 내놓고, 내년 1분기까지 이같은 관행을 시정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은행권이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당장 내년 연말 대전시금고가 새롭게 선정 절차를 밟게 되는데, 출연금 등 제공을 못하면서 은행들 간 우위 선점을 위한 구애 작전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출연금 경쟁 대신, 금고 이율과 눈길을 끌만한 상품 홍보 등에 비중을 두겠다는 셈이다.
다만, 현재까지 은행들이 공익·상생협력 명목으로 지자체와 대학에 제공한 출연금의 ‘과도한 이익 제공’의 범위가 확실히 정해지지 않아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지역은행 관계자는 “출연금 등은 금고 선정시 해당 지자체와 대학이 선정한 기준으로 제시한 것”이라며 “금융위원회로부터 ‘재산상 이익 제공을 하지 말라’는 등의 정식적인 공문은 안 온 상황이고, 별도의 감독 규정을 받게 되면 내부적으로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성소연 기자 daisy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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