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추진을 기치로 내걸고 출범한 미래창조과학부가 과학기술은 홀대하고, 정보통신기술(ICT) 위주로 인사발령을 하고 있어 과학기술 정책 실종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인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광주 북구갑)은 2016년 국정감사 자료집 ‘미래부 인사 실패의 문제점 분석과 개선방안 : ICT 위주의 인사행정, 과학기술정책 전문가 실종 원인 제공’을 통해, 미래부가 ICT쪽으로 기운 불공정 인사를 수년째 해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료집에 따르면 2013년 3월 미래부 출범시 실·국장급 이상 고위공무원 28명중 과기부 출신이 11명(39%), ICT 출신 9명(32%), 기재부·지경부 외 7명(1명 공석)이었다.
하지만 2016년 현재 고위공무원 27명중 과기부 출신이 8명(29%), ICT 출신 13명(48%), 기재부 외 5명(1명 공석)으로 변경됐다. 과기부 출신은 3명이 줄고(10% 감소), ICT 출신은 4명이 증가(16%)해 ‘편향 인사’를 반영했다.
2013년 미래부 출범 후 고위공무원 중 퇴직한 공무원은 13명인데, 그중 과기부 출신은 9명(69%)에 달해 ICT출신 4명에 비해 2배 이상 많았다.
반면 3급 이상 승진자 32명 중 과기부 출신은 9명에 불과했고, ICT 승진자는 23명으로 2배 이상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는 과기부 공무원이 나간 자리를 ICT 출신으로 메워 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불평등한 인사의 원인은 미래부 인사위원회 위원 구성에서 찾아볼 수 있다. 3급 승진심사위원회 위원 총 6명중 과기부 출신 위원은 1명뿐이고, 4급 승진심사위원회 위원(9명) 중 과기부 출신 위원도 1명에 불과해 공정한 인사가 이루어질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미래부 출범 후 현재까지 인사담당 과장은 줄곧 ICT 출신이 장악하고 있어서, 이 또한 ICT 편향의 인사 발령에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인사 담당과장은 평균 소요 기간(약 2년11개월)보다 짧은 8개월과 1년5개월 만에 3급 승진 후 고위공무원단으로 승진, 특혜인사와 셀프 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ICT 산하기관의 속칭 관피아인 낙하산 인사도 여전했다.
세월호 사고 이후 관피아 및 낙하산 인사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높아지면서 2015년 공직자윤리법이 개정됐음에도, 미래부 산하 방송통신전파진흥원,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등 ICT 산하기관에는 여전히 낙하산 인사가 횡행했다.
차별적인 인사조치도 미래부 인사의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다. 성매매, 공직기강 문란 행위자 징계 처리에서 과기부 출신에게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 반면, ICT출신에게는 제식구 감싸기로 대응해 비판을 자초하고 있는 것이다.
김 의원은 “현 정부가 창조경제를 앞세우며 ICT를 우대하다가, 장기적 관점에서 고민하고 바라봐야 할 과학기술을 홀대하고 있고, 이는 과학기술 R&D 정책의 실종을 초래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주영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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