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0만명이 넘는 뇌졸중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환자 중 절반 이상이 사망하거나 거동에 어려움을 겪는다. 뇌세포는 한번 손상을 받으면 회복되지 않는다. 초기 치료가 매우 중요한 이유다.
뇌졸중 치료에도 골든타임이 있다. 뇌경색은 4시간 30분 전에 병원에 도착해야 한다. 혈전을 녹여주는 정맥 내 혈전 용해제 투여가 필요해서다.
최소 6시간 안엔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동막 내 혈전 제거술도 시행돼야 한다. 뇌졸중 증상이 나타나면 치료 가능한 병원으로 최대한 빨리 가는 게 정답이다.
이런 뇌졸중 치료에 선병원재단이 도전장을 던졌다. 지난해 4월 7일 유성선병원에 뇌졸중센터와 전문치료실을 개소하면서다.
센터와 치료실은 뇌졸중 환자를 위한 통합적이고 전문적인 진료체계를 갖추고 있다. 센터는 지난달 대한뇌졸중학회가 주관하는 뇌졸중 전문치료실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대전·충청지역 2시간 내 도달 가능한 장점을 활용, 지역 내 뇌졸중 발병, 사망률을 낮추고, 지역민의 건강을 위해 뛰고 있는 유성선병원 뇌졸중센터와 전문치료실을 살펴본다.
유성선병원 뇌졸중센터는 신경과, 신경외과, 재활의학과 등 진료과별 구분을 없앤 통합 합동진료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국내 최초다.
이곳은 기존 의료진이 중심이 되는 협진 개념이 아닌 철저한 환자 중심 선진 뇌졸중 진료 시스템이다. 현재 뇌혈관 전문의 6명이 365일 24시간 병원에 상주하며, 응급실에서부터 직접 진료에 나선다.
뇌졸종 전문의 사이에 핫라인 직통 전화도 개설했다. 서해안지역과 인근 병·의원과의 원활한 급성기 환자 의뢰를 위해서다. 핫라인 개통으로 환자 상태와 도착시간 정보 공유는 물론 뇌졸중 후유장애를 막을 수 있는 골든타임(3시간) 내 즉각적인 치료가 가능해졌다.
2010년 해외연구(코크레인 리뷰)에 따르면 뇌졸중센터에서 치료를 받은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1년 후 사망률이 14% 감소하고, 사망하거나 현저한 후유장애가 남을 확률이 2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효과는 환자 나이나 인종, 성별, 초기 뇌졸중 심각도와는 전혀 무관한 것으로, 뇌졸중센터 자체 치료 효과가 증명된 셈이다. 뇌졸중센터 치료효과가 높은 이유는 환자를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조기악화를 일찍 감지하고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모니터링과 예방치료를 통해 합병증 발생을 최소화하고, 다양한 시설을 언제든지 응급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강점도 있다.
뇌졸중 전문치료실은 말 그대로 뇌졸중 환자만을 위한 전문적인 집중 치료실이다. 중환자실 수준의 장비와 시설을 갖추고 오로지 뇌졸중 환자만을 진료하는 의료진이 배치돼 있다.
간호사 역시 뇌졸중 학회 인증 과정을 수료한 간호사가 뇌졸중 전문치료실에 상시 대기한다. 이들은 풍부한 경험으로 급성기 뇌졸중으로 발생하는 합병증을 미연에 방지하고, 환자 상태가 악화될 경우 이를 조기에 발견, 치료하여 후유증을 최소화 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보다 질병 위주의 진료, 즉 환자 개개인을 위한 맞춤 전문 진료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크다.
입실 대상자는 급성기 뇌경색 또는 뇌출혈환자, 뇌혈관 시술 후 주의 깊은 경과 관찰이 필요한 환자, 상태가 불안정한 뇌졸중 환자다.
뇌졸중 전문치료실을 갖춘 지역일수록 뇌졸중 사망률이 낮다. 지난해 기준 인구 100만명당 뇌졸중 치료실이 2.01개인 서울은 뇌졸중으로 사망하는 인구가 10만명당 30명 이하에 머무르는 반면 한 곳도 없는 울산, 세종 등은 인구 10만명당 4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유성선병원 뇌졸중센터 한호성 소장은 “최근 급격한 인구 노령화와 생활습관의 변화 등으로 뇌졸중 환자의 발생률과 사망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심각한 후유장애를 겪는 환자들이 많다”며 “앞으로 대전을 비롯한 충청권 지역민 건강을 위해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