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년의 역설에 충남 쌀 ‘비상’

  • 정치/행정
  • 충남/내포

풍년의 역설에 충남 쌀 ‘비상’

  • 승인 2016-09-18 12:39
  • 신문게재 2016-09-18 6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폭염에 일조량 좋아 쌀 생산량 전년 웃돌아

소비량 감소에 재고미 늘어 농민 수익 악화


충남지역 쌀이 풍년의 역설을 맞았다. 폭염으로 인한 풍부한 일조량과 태풍의 피해가 없어 예년보다 풍작을 이뤘으나 쌀 소비량은 매년 줄고 있어 농민들의 시름이 깊다.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벼를 보고도 농민들은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18일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남도연맹에 따르면 현재 충남 산지 쌀 가격은 평균 2만 8000원대로 3만원대가 붕괴됐다.

1년 전 4만원대보다 40%가량 낮아진 수치다.

이에 따른 농민들의 근심은 깊어지고 있다. 이렇다 할 큰 태풍피해가 없고 풍부한 일조량이 뒷받침돼 풍년을 맞았지만 가격이 매년 하락해 적자를 보고 있어서다.

대량으로 벼농사를 짓는 농가는 그나마 상황이 괜찮지만 규모가 작은 농가는 당장 생계에 두려움을 느낀다. 기계 대여값과 비료 등이 지출되면 손에 쥐는 돈이 턱없이 적어져서다. 충남 천안에서 쌀농사를 짓는 최모(52)씨는 “쌀값이 매년 하락하고 적자가 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벌이가 시원찮다”며 “내년부터는 농사를 지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국내 쌀 소비 감소도 농민들의 생활고를 부추긴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62.9㎏으로 지난 1985년(128.1㎏)보다 절반가량 감소했다. 1인당 하루 소비량을 환산하면 172.4g이다. 이는 쌀 100~120g으로 지은 공깃밥 하나를 하루에 두 그릇도 채 먹지 않는 것과 같다.

줄어든 소비와는 달리 생산량은 전년 수준인 400만t을 웃돌 것으로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남도연맹은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생산량만큼 소비가 뒷받침되지 않다보니 전국적으로 재고미는 170만t을 웃돈다. FAO(유엔식량농업기구)가 권장하는 한국 정부의 적정 쌀 재고량 80만t의 2배가 넘는다.

이에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남도연맹은 정부의 관련 대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재고미로 창고가 가득 차 있는데도 수입쌀을 매년 40만t씩 가져오는 건 멈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쌀 전면개방이 시행 된지 2년이 지났기 때문에 수입의무가 없어서다.

전농농민회총연맹 충남도연맹은 관계자는 “쌀 농사가 무너지게되면 다른 농작물도 도미노처럼 무너지게 된다”며 “풍년을 맞은 만큼 정부에선 수입쌀을 들여오지 않아야 농민들의 숨통이 트인다”고 말했다. 내포=방원기 기자 bang@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2.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3.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4.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5.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1. 대전시노인복지관협회 종사자 역량강화 워크숍
  2.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3.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