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28일 시행 관련 선물 5만 원 이하 지침 영향 분석…일각선 반대 의견도
올 추석 선물은 상대적으로 저가 세트가 인기를 얻은 반면 고가 세트는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치약 등 생활필수품과, 통조림류 등의 가공대용식 선물 매출이 지난해 추석 명절에 비해 올 추석 급증했다.
한우와 굴비 등의 수산세트는 매출이 급감하는 사이 수입육도 소비가 크게 늘었다.
롯데마트 홍성점의 경우 지난해 추석 대비 올 추석 선물세트 매출(지난 16일 기준)은 20% 상당 신장했다.
그간 경쟁 점포 없는 단일 점포로 매년 선물 세트 매출 신장은 없었으나 올해 급증했다는 마트 측 설명이다.
해당 마트에서는 식용유와 통조림 등의 가공대용식 매출이 전년 대비 32% 상승했다.
샴푸와 치약, 바디용품 세트도 많이 판매됐다.
이와 함께 수입육도 12%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반면 한우세트는 16% 이상, 수산세트는 30% 이상 매출이 하락했다.
롯데마트 홍성점 관계자는 “최근 수산물 콜레라 사태의 영향으로 수산세트 매출이 하락하고 특히 굴비 세트 매출이 확 줄었다”며 “다소 저렴한 선물세트가 많이 소비된 것이 올 추석 선물 시장의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최대 축산단지 홍성, 그 중에도 한우 소비가 월등한 홍성축협 하나로마트의 경우 한우 선물세트 소비가 줄었다.
축협 측은 매출 변화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서울에서 사업하는 고객들이 단체주문을 많이 했었는데, 올해는 조금 줄었다”고 했다.
대신 저가 상품 소비가 늘어나는 등 전체적인 선물 소비는 지난해와 비슷하다고 밝혔다.
대전 갤러리아 백화점 타임월드의 경우 전체적인 선물 시장 자체 매출은 전년도와 비슷한 가운데 5만 원 이하 선물세트의 매출은 신장(지난 13일 기준)했다.
정육은 2∼3% 매출이 줄고 10만 원 이상 선물의 소비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 타임월드 측의 전언이다.
이처럼 유통업계는 “저렴하게 많이 선물하자”는 올 추석 선물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런 가운데 오는 28일부터 시행되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이른바 김영란법이 이번 선물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 시행이 며칠 안 남은 시점에서 김영란법이 정한 5만 원 이하 선물 방침에 저가 선물 매출이 늘고, 고가 선물 매출이 줄었다는 해석이다.
충남도청과 충남교육청, 충남경찰청 등 도 단위 기관들이 밀집한 홍성군에서의 선물 시장 매출 변화도 눈여겨 볼만하다는 게 업계와 공무원들의 반응이다.
다만 일각에선 다양한 경제ㆍ사회적 영향 때문이란 주장도 내놨다.
내포신도시에 거주하는 한 공무원은 “전에는 홍삼이나 인삼, 한우 등 서로 부담스러울 정도의 고가 선물도 더러 주고받았지만, 최근엔 3만 원대 이하의 햄 통조림이나 김, 치약 선물 등으로 서로 인사한다”고 말했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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