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어디를 가나 청각장애인들은 의사소통 문제 때문에 고생합니다. 하지만 이번 박물관 수화 도슨트 프로그램은 이런 불편을 잊게 해줬어요.”
지난 13일 한남대 중앙박물관 ‘눈으로 듣다’ 수화 도슨트 프로그램을 접한 청각장애인들의 얼굴은 행복함이 가득했다.
박물관이라는 딱딱함과 지루함 보다는 ‘재밌다’ 라는 반응이 줄을 이었고, 관람객들은 박물관 내 전시된 작품 및 유물들의 숨은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다는 호응을 쏟아냈다.
청각 장애 관람객들을 위한 수화 도슨트 프로그램이 충청권 전시회로는 처음 도입돼 눈길을 끌고 있다.
귀가 불편한 어르신들, 시각자료에 익숙한 어린이 등 다양한 이용자들이 박물관 전시품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한남대 예술문화학과 동아리 ‘비아트(BeArt)’가 예비기획자인 학생들의 창의적 활동을 키워주기 위한 학과 차원의 ‘우수기획 장학 프로젝트’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하지만 QR코드를 통해 스마트폰의 수어동영상 설명을 받으며 전시물을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어 일반인만을 위한 도슨트 프로그램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전시를 관람 한 정소연(33·여)씨는 “일부 전시장을 가면 수화통역사의 설명만 들어야 해서 시간에 제약이 있고, 여유 있게 관람할 수 없어 불편함이 있었다”며 “이번 수어동영상은 내가 원하는 시간에 와서 언제든 자유롭게 관람 가능해 편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남대 예술문화학과 비아트팀은 “박물관은 모든 사람에게 열려있고 누구에게나 문턱을 낮추기 위한 그런 곳을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청각장애인들도 이번 기회를 통해서 좀 더 미술 작품에 가까워지는 그런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비아트 팀은 2015년부터 한남대 예술문화학과 소셜 벤처 동아리로 운영돼고 있으며, 올해 ‘QR코드를 통한 수화 도슨트’프로그램을 개발, 한국사회적기업에서 지원하는 사회적 기업가 육성사업에도 선정된 바 있다.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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