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길호 ETRI 성과홍보실장 |
이를 두고 SNS 에서는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국가 위급상황에서 정부에선 손만 놓고 있었다고 논란도 일었다. 정말, 긴급 재난이 발생했을 때는 현재와 같은 통신이나 전력 등 상황이 여의치 않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심각하다.
우선 이동통신이 되지 않을 것이다. 이번 지진 시에도 갑자기 많은 사람이 카톡이나 문자를 일시에 쓰다 보니 통신이 두절됐었다. 물론, 통신망이 물리적으로 파괴됨도 상정해야 할 것이다. 통신이 끊어진다면 인터넷도 되지 않고 메시지도 안되고 심지어 방송이나 라디오조차 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위급 재난상황을 가정하고 많은 연구진도 노력 중이다. 그중 우리가 예측 가능한 사고들에 대한 과학적 적용이 관심을 끌고 있다. 예를 들면 교통사고다. 의외로 교통사고 사망자 중 사고 당시 즉시 발견이 되지 않아 참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새벽 시간대 오지에서 갑자기 사고가 발생, 정신을 잃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연구진은 이렇듯 교통사고 사망자를 줄일 '긴급구난 e콜서비스' 연구를 범부처 사업으로 진행 중이다. 교통사고 시 골든타임을 확보해 교통사고 사망자를 줄인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매일 휴대하고 다니는 스마트폰과 차량 내 내비게이션, 블랙박스 등에 충격을 감지하는 센서를 부착, 교통사고가 일어났는지를 알아내 교통사고 시 바로 관련 단말기가 관제센터로 연락하게 할 계획이다.
이럴 경우, 교통사고가 나게 되면 먼저, 본 충격이 교통사고인지 여부를 파악하는 게 아주 중요할 것이다. 따라서 각종사고와 유사한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해결할 과제다.
ETRI는 이러한 긴급재난 등과 관련, 통신의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홍수나 대형 지진 등 긴급 재난으로 지상 통신망이 붕괴 됐을 때 활용 가능한 이동형 기지국인 위성통신 시스템도 개발했다.
기존보다 전송 속도를 5배 향상, 20Mbps급으로 끌어올려 긴급 재난시 유용할 전망이다. 재난 지역에서도 와이파이와 같은 통신을 자유롭게 통신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연구진은 또한 선박이나 항공기가 사고로 긴급구난 전파를 보내면, 이를 쉽게 20km 범위 내에서 찾아내는 전파방향 탐지기술도 개발해 중앙아시아 지역에 수출한 바 있다.
아울러 건물 내부에서 사고가 나 정전 등으로 정확한 위치 파악이 어려울 때도 실내 위치인식 내비게이션 기능을 이용해 건물 내부의 길을 쉽게 찾도록 돕고 있다. 위성이 하지 못하는 길을 연 것이다. 특히 이번 지진과 같이 국가적 규모의 위기 시엔 스마트폰 DMB기능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재난방송으로 안내가 절실히 필요하다.
본 기술은 잠자는 휴대폰을 깨운다고 하여 일명 웨이크 업(Wake-up) 기능이 있다. 재난발생 시 자동으로 DMB가 켜져 재난방송이 문자나 영상, 음성형태로 위급상황을 알린다. 하루빨리 자동인지 재난방송의 도입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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