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료기관 27.3% 미흡…내진보강률도 1.9% 불과
국립대병원을 비롯해 전국 의료기관의 지진 대비 건축물 안전성 확보방안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 국립대병원의 내진설계율은 충남대병원이 66.7%였고, 충북대병원은 50%에 그쳤다.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인재근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도봉갑)이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국립대병원 건물 중 45.2%가 내진설계 기준미달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13개 국립대병원 건물 중 내진설계 적용 대상이 아닌 치과병원 3곳을 제외한 10곳 72개 건물 중 33개 건물의 내진설계가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충남대병원의 경우 건물 내진설계율이 66.7%로, 전국평균(54.8%)을 상회했다. 대상건물 6개 중 4개만 내진설계가 돼 있었다.
충북대병원은 대상건물 2개 중 1개에서만 내진설계가 적용돼 50%의 내진설계율을 보였다.
전국에서 내진설계율이 가장 낮은 국립대병원은 경북대병원이었다.
경북대병원은 총 13개의 건물 중 9개의 건물이 내진설계가 안 돼 있는 등 내진설계율이 30.8%에 그쳤다.
또 전남대병원도 11개의 건물 중 7개 건물이 내진설계 적용이 안 돼 있어 지진 위험에 노출된 상황이다. 부산대병원은 21개 건물 중 10개 건물이 내진설계가 안 돼 국립대병원 중 내진보강이 필요한 건물 수가 가장 많았다.
이와 함께 전국 의료기관 10곳 중 3곳에서 내진설계가 미흡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종합병원ㆍ병원ㆍ요양병원 등 의료기관 3170곳 중 866곳의 내진설계가 미흡해 내진보강이 필요한 의료기관이 27.3%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자체의 내진실태 정기점검을 통해 내진보강이 필요하다고 판정받은 곳은 883곳이었으나, 그 중 지난해 현재 내진보강을 시행한 건물은 17곳에 불과해 내진보강률은 1.9%에 불과했다.
지진ㆍ화산재해대책법 제14조에 의하면, 의료법에 따른 종합병원·병원 및 요양병원의 내진설계를 의무화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내진설계 의무화는 1988년부터 단계적으로 진행돼 노쇠한 건물일수록 내진설계에서 벗어나 있다.
인재근 의원은 “지진 관측 이래 최대 규모였던 경주 지진을 통해 우리나라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을 모든 국민이 체감하고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며 “정부는 병원 등 주요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내진설계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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