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산업단지 전경. |
기업인들, 경기침체 장기화 전망 속 대비책 마련 분주
업종별로 성장가도 vs ‘내수 없으니 덤핑이라도’ 고민
길게는 열흘가량 추석연휴를 보낸 지역 중소기업들이 19일부터 정상가동에 들어간다.
업종에 따라 체감경기의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리지만, 대부분 국내경제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할 것이란 우울한 전망에는 동감했다.
지역 주요 중소기업인들은 그럼에도 “위기는 항상 있었다”며 연말까지 남은 3개월여 막바지 조업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올해 3월 창립 43주년을 자축한 대전대덕산업단지 내 중견기업 (주)라이온켐텍(회장 박희원)은 수출 7000만불탑 수상이라는 또 다른 경사를 앞두고 있다.
박희원 회장은 18일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올 연말 한국무역협회가 시상하는 수출 7000만불탑을 받을 것이라는 보고를 받았다”며 “2013년 수출 5000만불탑 수상과 코스닥 상장에 이어 불과 3년 만에 수출 7000만불탑을 수상하는 데 대해 임직원 모두 고무돼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라이온켐텍의 주력제품인 인조대리석은 주방 상판, 고급 인테리어 내장재, 건축외장재 등으로 쓰인다.
생산기술력과 과점적 시장환경으로 진입장벽이 높은데다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신규주택이 늘면서 인조대리석 수요도 덩달아 증가추세다. 라이온켐텍은 수출물량을 맞추고자 추석 전후로 하루씩 사흘간 휴업했을 뿐 주말에도 공장을 돌렸다.
1991년 설립 뒤 상하수도 밸브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지역 향토기업 (주)삼진정밀(대표 정태희)은 추석연휴가 끝나자마자 미국 등 해외시장 개척길에 오른다.
정태희 대표는 “제품 납기 등으로 회사가 바쁘게 돌아가고 있어 추석 당일만 빼고 평소처럼 공장을 가동했다”며 “명절 연휴가 지나면 바로 미국으로 건너가 현지 환경전시회에 참가하는 등 장치 융·복합과 엔지니어링 분야로 사업 보폭을 넓히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들 기업의 성장세와 달리 일부 경기민감업종 중소기업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기계제조를 주력으로 하는 지역 한 중소기업은 10일부터 18일까지 긴 명절휴일을 보냈다. 직전 여름휴가에다 바로 추석까지 겹쳐 조업일수가 턱없이 줄게 됐지만, 일감이 없으니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회사대표 A씨는 “기계제조라는 업종은 제품생산을 위한 사전투자 개념이어서 일종의 경기선행지표라 해도 무방하다”며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당사가 체감하는 최악의 불경기는 저성장 늪에 빠진 국내경제의 바로미터가 아니겠느냐”고 진단했다.
열흘 가까이 공장 문을 닫은 지역 섬유제조업체 대표도 “내수 자체가 없어 직원들에게 긴 휴가를 줄 수밖에 없었다”면서 “원자재 가격은 계속 오르는데 수요는 없으니 쌓여가는 재고를 싼값에 덤핑이라도 해야 하는 건 아닌지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승현 기자 hey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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