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6.0 초반대 지진 언제든 가능성”
▲ 경북 경주에서 규모 5.1과 5.8의 지진이 발생한 다음날인 13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내 지진종합상황실에서 연구원들이 지진에 대해 분석을 하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기상청 등에 따르면 이번 규모 5.8의 지진은 지난 1978년 지진 관측이 시작된 이후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 중 역대 가장 강력한 규모다.
두 차례의 지진과 여진으로 사실상 대전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강한 진동이 감지됐고, 심지어 중국 상하이에서도 지진이 감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첫 진앙과 두 번째 진앙의 거리는 직선으로 1.4㎞로 파악됐다. 기상청은 두 번째 일어난 규모 5.8의 지진을 ‘본진’으로, 첫번째 발생한 규모 5.1 지진은 본진이 발생하기 전에 나타났다는 의미에서 ‘전진’이라고 설명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지진은 파형이 매우 커서 전국에서 거의 모든 사람이 지진동을 느꼈고, 많은 사람이 감지했다”고 전했다.
중앙행정기관이 입주해 있는 세종시에서도 강한 흔들림이 감지됐다. 정부세종청사에서 근무하는 한 공무원은 “갑자기 건물이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 이후 내부 인터넷 연결속도가 느려졌는데, 지진 여파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교통에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날 지진으로 KTX 등 열차 38대가 정차 지령을 받고 멈춰선 뒤 서행하면서 경부선 대전 이남 구간에서 상·하행선 열차 운행이 1시간 이상 지연되기도 했다.
선로 작업중이던 근로자 2명이 지진으로 운행 시간이 변경된 KTX에 치여 숨지는 등 지진 발생에 따른 인명피해도 잇따랐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경북지역에서 황모(80·여)씨가 떨어지는 TV로 인해 다쳤고, 김모(88·여)씨도 신발장이 떨어져 다쳤다. 김모(60)씨는 주택 앞 낙석에 맞아 오른쪽 발등이 골절했고, 김모(43)씨는 2층에서 뛰어내리다 치아 손상으로 병원치료를 받았다. 경주시가 지진 피해상황을 집계한 결과에서는 13일 오전 기준 부상자가 21명으로 조사됐다. 문화재 피해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이와 함께 재산피해 신고는 253건으로 건물균열 106건, 수도배관 파열 16건, 지붕파손 66건, 낙석 5건 등으로 파악됐다.
이번 지진은 대전에서도 감지되면서 시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시민 김모(35)씨는 “이날 저녁 집에서 밥을 먹는데 갑자기 에어컨이 움직이고 의자도 흔들렸다”면서 “집이 고층 아파트라서 순간 너무 불안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기상청은 역대 최고의 강진은 사실상 종료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앞으로도 한반도에서 진도 6.0 초반대를 넘어서는 역대 최고의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고윤화 기상청장은 “이번 지진은 이 정도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면서 “다만, 앞으로 5.8에서 6.0 이상 심지어 6.0 초반을 넘어가는 것까지는 언제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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