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미술관 5전시실 어린이미술관 운영 필요 목소리 높아
중구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45) 원장은 매년 시립미술관의 어린이 전시 및 체험교육 신청기간이 되면 한숨부터 절로 나온다.
어린이 단체 접수 및 교육프로그램 접수 시작 5분도 채 안 돼 마감되는 등 경쟁률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일부 어린이집 원장들 사이에서는 미술관 어린이 체험교육 신청이‘하늘에 별따기’ 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며 “시립미술관이 1년에 2차례 진행하는 어린이 전용 체험프로그램을 접수하기 위해서는 접수 시작전부터 5분 대기조에 나서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최근 예술교육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대전지역 어린이들에게 문화예술을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어린이 미술관(전시실)’필요성 여론이 대두되고 있다.
12일 대전시립미술관(이하 미술관)에 따르면 현재 1~5 전시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 중 5전시실은 1년에 2차례 어린이들을 위한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지난 3월 15일부터 5월 29일까지 어린이미술 I ‘신인류, 숲을 거닐다’전을 개최해 4만 4000명에 이르는 어린이 관람객이 찾았으며, 지난 8월 개최한 과학예술융복합 특별전 ‘비행선 Fi-5의 귀환’ 기획전에는 전시와 교육을 동시에 체험할수 있도록 해 어린이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상반기 어린이미술 기획전과 함께 진행한 체험교육에는 무려 1412명의 어린이들이 참여하기도 했다.
이처럼 어린이 미술교육에 대한 필요성과 수요가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시립미술관의 전시는 1년에 단 2차례 기획전을 진행하는 것이 전부다.
더욱이 어린이들을 위한 전문적인 교육 학예사인 에듀케이터도 전무하다.
반면 부산의 경우 미술관 지하 1층에 어린이미술관 전시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광주시립미술관도 미술관 내 어린이갤러리를 운영해 상시 전시를 하고 있다.
청주시 역시 어린이들에게 문화예술을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기 위해 2019년 개관을 목표로 어린이미술관 건립에 나서고 있다.
변상형 한남대 예술문화학과 교수는 “미술관의 관람객 가운데 청소년들이 대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어린이와 청소년의 눈높이 맞는 전시기획이 장르화 돼 있지 않다”며 “미술관의 주 관람객인 어린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 개발 프로그램, 컨텐츠를 만들 수 있는 인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어린이 전문미술관이 없다는 것은 대전으로서는 굉장히 불행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상봉 시립미술관장은 “어린이미술관(전시실)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지만, 시립미술관의 전시실 부족과 예산상 어려움이 적지 않다”며 “올해 말 미술관 내 1층에 개관 예정인 생활문화센터와 연계해 어린이에 눈높이에 맞는 전시실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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