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이웃끼리 얼굴도 자주보고 대화 나누며 정 쌓았으면” 소박한 바람
공동주택에서 고성방가 하거나 담배 연기를 수시로 내뿜고 쓰레기 무단투기와 얌체주차를 하는 등의 생활 속 무질서 행위로 주민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서로 타이르고 배려를 요구하거나 항의도 해보지만 일부 무법자식 주민들은 여기에 아랑곳 않고 심술부리듯 더욱 피해를 주면서 경찰이 출동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12일 홍성군 내포신도시 주민들과 경찰에 따르면 최근 내포신도시 아파트 단지 곳곳마다 주민들의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날 밤 11시께 내포신도시 중흥S클래스 아파트에서는 갑자기 남성과 여성이 큰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바람에 인근 세대 주민들이 놀라 잠에서 깼다.
일부 주민들이 무슨 일인지 수근 거리는 사이 해당 남성은 심술을 부리듯 더 큰 목소리로 노래를 이어나갔다.
지난 10일에는 같은 아파트에서 새벽 1시 30분께 부부로 추정되는 이들이 욕설을 하며 큰 소리로 싸우는 바람에 주민들이 역시 잠에서 깨야 했다.
놀란 아기의 울음소리도 들리면서 일촉즉발의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이 아파트에서는 시도 때도 없이 창문으로 스며드는 담배연기와 밤낮 없이 개 짖는 소리, 쓰레기 무단투기, 담배꽁초 무단투기와 노상방뇨,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침범과 얌체주차 등으로 주민들 간 항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해당 아파트의 인터넷 카페에는 이런 무개념 행위에 대한 증거 사진과 함께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 지 이미 오래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는 이런 행위에 대해 자제할 것을 요구하는 방송을 지속적으로 내보내고 쓰레기 무단투기에 대해서는 신고한다는 경고까지 했다.
그럼에도 일부의 무개념 행위는 그치지 않았다.
최근 중흥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는 누군가 한 승용차의 문을 발로 차 부숴놓고 가는 바람에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이런 현상은 신도시 특성 상 서로 얼굴도 모르고 유대관계가 없는 전국 각지의 사람이 모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충남경찰청의 한 경찰관은 “신도시에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 등 전국 각지 사람들이 모여 서로 얼굴을 모르는 상태에서 문화와 생활 방식이 다르고 배려심이 부족해 크고 작은 충돌들이 각 아파트 단지 모두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조금만 생각하고 배려하면 되는데 한두 명이 꼭 말썽을 일으키고 전체적인 분란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은 하루 빨리 화목한 내포신도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주민 최모(58·여)씨는 “예산 시골마을에서는 서로 반찬도 나눠먹고 형제처럼 지냈는데 아파트에 처음 와보니 정이 부족해 우울하다”며 “동네 사람들이 서로 얼굴도 자주 보고 대화도 나누면서 각자의 사정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문화가 빨리 정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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