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때마다 립서비스, 끝나면 흐지부지 악순환 단절
정당별 당론 채택도록 지역역량 결집 시급
청와대, 국회이전 대선과정서 국민합의 이끌어내야
대선 핫이슈로 떠오른 행정수도건설에 대한 지역 반응이 뜨겁다.
행정수도건설 당위성이 명백한 만큼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정치인들의 립서비스 악순환 고리를 끊고, 구체적 성과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정당별로 행정수도 공약을 당론으로 정하도록 정치권을 압박하는 데 지역역량을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역민들은 내년 대선에서 정치권으로부터 2004년 참여정부 시절 위헌결정에 따라 행정도시로 축소됐던 행정수도의 본래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호주, 독일, 말레이시아, 브라질 등 해외 사례에서도 분명히 확인됐듯이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행정수도 건설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의견이다.
세종시-서울 등 ‘부처 분산’으로 인해 공무원들이 두 도시를 오가면서 생기는 경제적인 낭비 비효율 해소를 위한 목적도 있다.
세종에는 1만9000명에 달하는 정부부처 공무원이 있는 데 서울 여의도에 있는 국회의원 300명을 만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길에 뿌리고 다니는 셈이다.
세종시 출범 4년째 서울 및 수도권이 아닌 대전 등 인근도시로부터 인구 유입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빨대현상’만 나타났을 뿐 국토균형발전이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은 점도 행정수도 건설 당위성에 힘을 싣고 있다.
충남대 육동일 교수(자치행정과)는 “지금까지 수많은 논란과 갈등, 비용을 치르면서 이런 세종시를 만들 바에야 의미가 없고, 지금이라도 바로 잡아야 한다”며 “여러 대권 후보들이 국회와 청와대 이전을 주장하고 있는데 과연 진정성이 있는지, 따져보고 구체적인 계획, 법적 타당성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등 각 정당 지도부에게 이 문제를 당론으로 관철시키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행정수도 위헌결정 이후 대선과 총선 때마다 정치권은 세종시를 명실상부한 행정수도로 만들겠다며 선심성 공약을 남발했지만, 선거가 끝나면 흐지부지되는 것을 미리 차단하기 위해서다.
참여정부 시절 행정수도를 국책사업으로 추진했던 더민주 추미애 대표도 얼마 전 대전을 찾은 자리에서 당론채택 질문을 받고 “다음에 얘기하자”며 즉답을 피했을 정도로 행정수도에 대한 정치권의 시각은 유동적이다.
충청인들은 이같은 문제를 이번 대선에서는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것으로 정치권에 촉구하고 있다.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김수현 사무처장도 “지금 세종시는 워싱턴과 같은 세계적인 행정수도로 나아갈지, 과천 같은 행정타운으로 전락할지 갈림길에 서 있다”며 “수도권 과밀화 해소와 균형발전을 위한 선택지는 수도 이전밖에 없기 때문에 정치권을 압박, 내년 대선을 통해 행정수도에 대한 국민적인 공감과 합의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제일·송익준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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