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활성화된 상태에서 뒤늦게 제도 개선 협의나서
위험해야 제도 개선하는 정부 대처안에 국민적 실망감 커져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가 사용자 중심의 편의만 생각하고 안전을 등한시한 정부의 결과물로 평가되고 있다. 글로벌 프랜차이즈 업체에서의 드라이브 스루로 인한 사고 위험성이 여전한 상태이지만 정부가 이제와서 제도적으로 정비하겠다고 나서면서 현 정부의 안전 불감증이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국민안전처와 국토교통부는 최근 그 수가 증가하고 있는 승차 구매(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국민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실태조사 실시, 연결ㆍ점용허가 기준 개선 등 안전대책을 마련ㆍ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지난 8월 실시된 한국소비자원의 조사결과를 인용해 승차 구매(드라이브 스루) 매장 이용자의 12%가 실제 차량사고를 경험했으며 49.2%가 사고 위험을 느끼는 등 차량 진출입이 잦은 특성으로 인해 이용자 및 일반 보행자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부작용이 나타난다고 밝혔다.
지난 1월 기준으로 전국 브랜드별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보면, 맥도날드가 221곳(58.8%)으로 가장 많았고 스타벅스 62곳(16.5%), 롯데리아 47곳(12.5%), 버거킹 26곳(6.9%), 기타 20곳(5.3%) 등 모두 376곳의 매장이 들어서있다.
국토부는 드라이브 스루를 포함한 차량 출입이 잦은 사업장의 도로연결 시 보행자 안전을 위협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관계 전문가 합동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해 필요한 경우 도로법령을 개정, 반사경을 비롯해 과속방지턱 등 안전관리에 필수적인 안전시설 설치를 강화키로 했다.
국민안전처 역시 드라이브 스루 진출입 도로점용제도에 관한 개선안이 마련되면 ‘중앙-지자체 안전정책협의회’ 등을 통해 자치단체별 조례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권장키로 했다.
하지만 드라이브 스루가 올해 처음으로 나타난 서비스 개념도 아닐뿐더러 도로와 인도 흐름을 가로막은 채 업체가 상업적으로 활용한 것에 대한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는 점에서 국민적인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더구나 일각에서는 드라이브 스루의 실용적인 부분과 경제적인 효과만을 바라본 채 이를 적극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보이면서 정부를 비롯한 사회 전체적인 안전 불감증이 또다시 재현된 결과라는 지적이다.
한 시민은 “경제발전에 목 말라 있는 정부인 것은 알고 있지만 지난 세월호 이후 곳곳에서 안전 불감증이 나타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며 “사고가 발생해야 고치는 등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속담이 여기저기 다 들어맞는 것 같다”고 혀를 찼다.
국민안전처 관계자는 “드라이브 스루와 관련해서는 식품위생법에 따라 음식점에 관련된 분야가 될 수 있지만 맞지 않는 것 같다”며 “주유소는 그나마 시야가 트여있어서 사고 위험이 적은데, 드라이브 스루는 상대적으로 시야가 제한되는 만큼 안전을 위한 조치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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