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이다. 전통시장이 가장 활기찬 때이기도 하다. 이번 추석에도 어김없이 전통시장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통시장은 없는 게 없을 정도로, 전국에서 생산, 제조하는 모든 상품들을 가장 값싸게 만날 수 있어서다. 충청도, 우리 지역에서 나오는 특산품들 역시 전통시장에서 인기다. 올 추석에는 충청도를 대표하는 전통시장 6곳에서 판매하는 우리 지역 특산품들을 한 번 사봤으면 한다. <편집자 주>
▲중앙전통시장=100여년 역사를 자랑하는 중앙전통시장은 원도심의 중심인 동구 원동에 있으며 대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농축수산식품이 특히 다양하지만, 이번엔 충남 아산과 청양의 특산물인 신고배와 구기를 만나봤다. 아산 신고배는 타지역보다 강우가 적고 토심이 깊은 아산의 기후 풍토에 배 과즙이 뛰어나고 당도 또한 높다. 루테올린, 사포닌 성분 함유로 기관지 개선에 도움을 주고 아스파라긴산과 수분이 많아 간 활동을 촉진해 숙취해소에도 효과적이다. 또 낮은 열량과 풍부한 식이섬유 덕에 다이어트에도 제격이다.
추석 물가를 반영해 개당 4000원에 판매되며 세트가격은 배 크기에 따라 2만원~5만원대로 형성돼 있다.
농익은 가을에 만나보는 청양 구기자는 산야초의 대명사다. 대한민국 지리적 표시 제11호로 지정돼 열매, 줄기, 잎, 꽃 뿌리껍질 등 모두 보약의 완료가 되는 장수 식품이다.
청양 구기자는 베타인 성분이 많아 동맥경화, 고혈압 예방에 좋고 잎에 함유된 루틴은 항산화 효능이 우수해 피부 미용과 젊음 유지에 도움을 준다. 또 어린이 뇌 세포 활성화와 노인성 치매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300g에 1만3000원이고 소비자 기호에 따라 가루로도 제공된다.
▲문창전통시장=대전으로 들어오는 동남부의 관문인 문창전통시장에는 '햇' 특산물이 즐비하다. 그 중 깨끗한 물, 비옥한 토양과 함께 풍부한 일조량 덕에 당도가 높은 공주 햇밤은 이 시장 인기상품이다. 비타민과 미네랄 등 5대 영양소가 가득하고 식욕부진과 모유분비에도 탁월해 많은 사람이 찾는다.
공주 햇밤은 일반적인 밤 한 알(25g)보다 속이 꽉 차 30g은 족히 넘고 병충해에도 강한 것으로 알려져 추석 선물로 제격이다. 판매가는 한 되 6000원이고 인심 좋은 상인과 푸근한 대화 한 번이면 두 손 가득 한 줌 더 얻을 수 있다.
혀끝이 찌릿하게 얼얼한 매운맛을 자랑하는 청양 햇건고추도 만날 수 있다. 청양 햇건고추는 상태가 양호한 붉은 고추를 햇볕에 자연 건조한 것으로 빛깔이 선홍색이 선명하고 표피가 매끈하다. 비타민C가 다량 함유돼 있고 호흡기계통 감염에 대한 저항력을 키울 수 있어 감기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빛깔 좋은 건고추 600g을 1만2000원에 구매할 수 있고 점포 내 분쇄기를 통해 고춧가루로도 제공할 수 있다.
▲한민전통시장=전국에서 가장 값싸게 공급하는 시장을 표방하는 한민전통시장은 산지 안정선 검사제를 통해 저렴한 가격에 전국 각지의 농산물을 담아갈 수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상품으로는 충북의 자랑 보은 황토사과와 영동 포도가 있다. 늦여름부터 가을에 가장 당도가 높다는 보은 사과는 병풍 해에 강한 껍질과 풍부한 과즙으로 인기가 좋다. 펙틴이라는 수용성 식이 섬유소가 풍부해 활발한 장운동을 도와 변비를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다. 더불어 펙틴이 유독성분을 흡수해 피부를 깨끗하게 해주고 주스로 마셔도 영양소 파괴가 적다.
작은 사과세트는 1만5000원, 제수용 자홍 최상품세트는 4만5000원에 준비돼 있다.
소백산맥 추풍령 자락에 자리를 잡은 영동군은 예로부터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도 많아 지리적 여건에서 포도 생산지로 최적이다. 국내 생산량의 12.8%를 차지할 정도의 포도주산지다.
영동 포도는 특유의 맛과 향이 유명하고 당도도 높아 포도 자체는 물론이고 잼, 즙, 와인 등 활용도도 크다.
비타민 A, B, B2, C, D 등이 풍부해 피로회복에 좋고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한다. 또 수분이 많아 이뇨작용을 통해 생혈·조혈작용을 돕고 빈혈예방에 좋다. 캠벨 포도는 1만3000원대에, 알이 큰 거봉 포도는 가게마다 차이가 약간 있으나 대개 1만7000원대에 공급된다.
▲중리전통시장=230여 개 점포가 들어선 중리전통시장에는 충남과 충북, 경북 등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특산물이 손님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110년 재배 역사를 가진 세종 조치원복숭아와 노란 속살과 포슬한 식감에 맛도 좋은 태안 고구마가 대표적 상품이다.
9월에 생산된다 해서 '구월 백도'로 불리는 조치원복숭아는 껍질이 붉고 속살은 흰 형태로 아삭한 식감과 당도 높은 육즙이 일품이다. 비타민 A와 C, 섬유질이 풍부해 변비예방에 좋고 아스파라긴산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숙취 해소와 식욕 증진에도 도움을 준다. 크기에 따라 2만원에서 4만원대까지 다양한 가격대로 만나볼 수 있다. 해풍을 맞고 자란 태안 고구마는 양질의 토양과 서늘한 기후 덕에 대부분 무농약 재배가 이뤄져 맛이 뛰어나다. 보라색 고구마 껍질에 안토시아닌 성분이 있어 항산화 능력이 우수하고 섬유질이 풍부해 변비예방에도 효과적이다. 또 성인병 예방과 혈압 강하·개선에도 탁월해 많은 사람이 찾는 구황 작물이다. 10㎏ 기준으로 5만원대 가격을 형성하고 있으며 지난해 수확 후 숙성시킨 고구마는 더욱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
▲태평전통시장=태평전통시장은 시장 입구부터 향긋한 과일 향이 코를 찌른다. 태평시장 입구에는 청과물 가게가 즐비하다. 청과물 가게에서 한가위 선물용 추천 상품으로 나와있는 과일은 주로 '논산 배'다. 배는 나트륨, 칼륨, 칼슘, 마그네슘의 함량이 많은 강알칼리성 식품으로 혈액을 중성으로 만들어 건강유지 좋다. 논산 배의 가격은 한 상자(8~12과) 당 2만원~4만원이다. 논산 배는 국내에서도 인기가 많으나 최근에는 중국 등지로 수출이 많이 되고 있다.
청과물 가게 한 상인은 “경주 배처럼 경북에서 나는 배가 예전엔 인기였는데 요즘에는 논산 등 충남에서도 배 농사가 잘되고 맛도 뛰어나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논산 배 외에도 충북 '영동 사과'도 눈에 띈다. 한 상가는 '꿀 사과'라며 지나가는 손님들이 직접 맛보고 사과를 선택할 수 있도록 시식코너도 마련했다. 영동 사과의 가격은 한 상자(10~15과) 당 2만5000원~3만5000원이다. 사과는 동맥경화ㆍ고혈압 예방, 혈압상승 억제, 피부미용 등 다양한 효능이 있다. 선물용 과일을 사러 태평시장을 찾은 신지민 주부(42)는 “사과나 배 둘 다 논산과 영동 우리 지역에서 생산된 상품인 만큼 더 믿음이 간다”고 말했다.
▲도마큰시장=한가위 대목 전 주말을 앞둔 9일 도마큰시장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무엇보다 시장 구석구석에 있는 수산 가게 앞에 가격을 흥정하는 손님들이 많았다. 도마큰시장에는 10여 곳의 수산 가게가 있는데 대다수 수산 가게에서 대목을 앞두고 추천상품으로 선보인 상품은 '태안 꽃게'다.
지방함량이 낮고 단백질, 칼슘, 칼륨, 인, 철, 아연 등 풍부해 성장기의 어린이와 노인 등에게 매우 좋은 건강식품으로 꼽힌다. 도마큰시장에 나와있는 태안 꽃게는 태안 '신진도항'과 '학암포항'에서 오는 두 가지로 나뉜다. 꽃게 가격대는 들어온 항마다 약간 다르지만 1kg에 2만원~2만5000원의 가격선이다.
꽃게마다 무게는 천차만별이다. 보통 꽃게 한 마리당 평균 250~300g 정도 무게로 고려하면, 1kg에 3~4마리 정도 구입할 수 있다.
수산 가게 한 상인은 “생것을 손으로 들어 묵직하다 느껴지고 게딱지의 색이 선명한 청흑색인 것을 고르라”라며 싱싱한 꽃게를 사는 팁을 전했다. 또 꽃게를 사기 위해 도마큰시장을 찾은 이순우 할머니(68)는 “제철인 꽃게를 지금 아니면 언제 먹을까 싶어 꽃게를 사려고 시장에 나왔다”며 “명절에 손자들 꽃게찜을 해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소망·김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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