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 인사청문간담회서 정피아 의혹제기
보좌관, 지방선거 출마 등 정치권 넘나든 경력 문제 삼아
“내정자 경력을 보면 정치권과 불가분 관계를 맺고 있는 게 분명해 보인다. 이런 것을 ‘정피아’라고 한다.”(송대윤 의원)
대전시의회에서 열린 김민기 대전도시철도공사 사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간담회에선 ‘정피아(정치인+마피아)’ 논란이 불거졌다.
대전시의회 인사청문간담특별위원회(위원장 전문학)는 지난 9일 시의회 운영위원회 회의실에서 인사청문간담회를 열고 김 내정자의 도덕성과 공직관, 전문성 등을 검증했다.
청문위원들은 정치권을 넘나든 김 내정자의 이력을 두고 ‘정피아’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송대윤 의원(유성1)은 김 내정자 이력을 거론하며 “남들은 한번 들어가기도 어려운 도시철도공사를 2번이나 입사했고, 지금은 최고 수장으로서 3번째 입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도시철도에서 정치권으로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행보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9급 행정직 출신인 김 내정자는 17대 총선 당시 임영호 전 동구청장 출마를 돕기 위해 퇴직했다. 그는 임 전 청장이 낙마한 뒤 도시철도에 입사했고, 임 전 청장이 18대 총선에 출마하자 공사에서 나와 선거활동을 도왔다.
임 전 청장이 당선되자 김 내정자는 그의 4급 보좌관으로 활동했고, 2010년 6·2 지방선거에선 동구청장 선거에 직접 나서기도 했다. 이후 염홍철 대전시장 후보 동구 연락소장으로 활동했고, 이후 도시철도 기술이사로 임용됐다.
송 의원은 김 내정자가 17대 총선 이후 도시철도에 입사한 것을 ‘정피아가 시작된 시점’이라고 꼬집었다.
최선희 의원(비례)은 “내정자의 이력을 두고 많은 시민들이 발탁 배경을 궁금해 하고, 일각에선 측근 개입설이 흘러나오는 등 내정자에 대한 의구심, 역량 논란까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김 내정자를 추궁했다.
이에 김 내정자는 “도시철도공사 사장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하는 자리라는 생각을 확실히 갖고 있다”며 “정당 이념이나 이익을 쫓는 행동은 하지 않았고 존경하는 분의 요청으로 지역발전을 위해 함께 일했었다. 도시철도 기술이사와 사장 지원도 도시철도에 대한 애정으로 소신 지원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정치인 경력은 3년뿐이고, 서류심사와 면접심사 등 과정을 거쳐 이 자리까지 온 만큼 공모절차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하게 왔다”고도 했다.
구미경 의원(비례)은 도시철도 조직력 강화 방안을, 윤기식 의원(동구2)은 도시철도 1호선 옥천 연장에 대한 생각을, 김종천 의원(서구5)은 지난해 김 내정자가 매입한 제주도 땅 매입 배경 등을 물었다.
김 내정자는 모두 발언에서 “개통 초기 초심으로 재개통한다는 열정으로 조직 경쟁력을 높여 안정적인 경영활동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며 “금번 부정채용 사건으로 지역사회 신뢰를 한순간에 잃고 내부갈등도 커진 만큼 저 자신부터 절제된 행동으로 관행을 타파하고 원칙을 준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전시의회는 인사청문간담특별위원회는 김 내정자에 대한 경과보고서를 12일까지 채택해 권선택 대전시장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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