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내달 중 승인 여부 결정될 듯
복지부 승인 후 예타 및 기재부 설득 관건
권선택 대전시장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대전의료원 설립 가능성 여부가 다음달 판가름날 전망이다.
다만, 설립해도 된다는 인가를 득할 뿐으로 예산 당국과의 힘겨운 줄다리기가 기다리고 있다.
11일 대전시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다음달 중 시가 요청한 대전의료원 설립을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시는 지난 7월 13일에 의료원 설립 승인을 보건복지부에 요청했다.
현재로서는 대전의료원 설립에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고 보일 만큼, 복지부 측의 입장은 매우 긍정적이라는 게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권 시장도 지난 8일 시정브리핑에서 정진엽 복지부 장관과의 통화 사실을 언급하며 대전의료원 설립 당위성에 정 장관이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복지부의 승인만으로 대전의료원을 곧바로 설립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산을 쥔 기획재정부를 설득해야 한다.
시는 자체 조사에서 비용편익분석 수치가 1.0 이상 나와 경제성을 지닌 것으로 보고, 기재부의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내부에서 난색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가 대전의료원 설립을 BTL 방식으로 계획하면서 정부의 예산 부담은 상대적으로 시간을 벌었지만 의료원 건립에 대한 첫 지원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광주나 울산 등 지방의료원이 설치되지 않은 타 시·도에서 대전의 사례를 참고, 향후 의료원 설립 추진에 뛰어들 가능성을 배제키 어렵다는 것이다.
또 지방의료원 운영이 적자 발생은 어쩔 수 없는 태생적 한계와도 닿아있다.
복지부가 해마다 지방의료원에 500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의료원들의 적자 규모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아 기재부의 고민은 깊다.
복지부가 시에 의료원 설립 승인에 기재부의 양해를 구하라고 한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지방의료원 설립이 흑자를 내야 하는 지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다.
시에서는 메르스 사태 이후 커진 공공의료원 확충의 필요성을 통해 기재부 수용을 기대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복지부가 (의료원 설립에)공감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 신호로 다음달 중에 승인을 내려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예타 절차에 들어가서 기재부가 어떻게 판단할지는 매우 조심스럽지만, 공공의료 서비스 제공 등에서 추진해야 될 일”이라고 했다.
대전시의회 대전의료원 설립추진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박정현 의원은 “공공에서 적자가 안 난다고 할 수는 없다. 이는 민간에서 할 수 없는 일을 하기 때문”이라며 “메르스 사태에서 보듯 공공병원은 단순 치료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특위는 의료원이 설립될 수 있게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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