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묘지에 연결되는 계단에서 가장 먼저 강베타의 심장이 담겨 있다는 납골단지를 만날 수 있다.
보불전쟁 때 열기구를 타고 탈출한 강베타는 루이 나폴레옹이 프로이센과의 전쟁에서 패배해 체포되자 파리 시청에 가서 공화국을 선포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프랑스 공화주의를 다시 세우고 안착하는데 기여한 인물로 1882년 사망해 1920년 팡테옹에 안장됐다.
강베타를 지나 대혁명의 철학을 세운 볼테르와 루소가 방문객을 맞이한다.
살아 있는 볼테르가 관람객을 내려다보듯이 입상이 서 있고, 그 옆의 볼테르의 관에는 '시인이며 철학자로서 자유의 당위성을 가르쳤다'고 글귀가 새겨져 있다.
이들을 지나 묘역 안쪽으로 들어가면 더 많은 묘소들을 만나게 된다. 작은 방 크기의 묘소 크기는 동일하고 석관의 모양도 안장자들 모두 유사해 신분이나 계층의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팡테옹의 지하분묘는 인권, 자유, 진보, 혁명과 공화국 이념에 헌신한 순으로 분류돼 있다.
제6묘소에는 카생, 물랭, 말로, 모네가 안장돼 있는데 동일한 크기의 석관은 독일 저항운동의 상징이었다.
제7묘소에는 그레고리신부와 콩도르세, 몽주가 안장돼 있고, 제8묘소에는 프랑스 화학자 퀴리와 그의 남편이 안장돼 있다.
관람객들은 일부 묘역의 안쪽까지 들어가 프랑스 위대한 인물의 석관을 만지거나 눈앞에서 볼 수 있다. 팡테옹 안장 대상자 선정과 의식은 혁명 이래 의회의 권한이었으나 그 권한은 이제 대통령에게 이양됐다.
대통령은 문화부장관의 보고를 근거로 총리가 제안해 팡테옹에 안장할 위대한 인물을 선정하고 대통령이 주도한 안정의례를 거쳐 팡테옹 지하분묘에 잠든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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