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총장과 최소 3회 이상 조우... 다문화 학생들 유엔 공연 참관
▲ 반기문 유엔사무장이 7일 밤(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 갈라만찬에서 박근혜 대통령(왼쪽) 등과 건배를 하고 있다./연합 |
반 총장은 항저우 G20정상회의 때부터 박근혜 대통령과 순방 동선을 같이해 왔다.
지난 7일 오후 열린 EAS 갈라만찬 때 반 총장과 박 대통령은 아웅 산 수지 미얀마 국가 고문, 반 총장의 부인인 유순택 여사를 사이에 두고 앉았다. 두 사람은 행사 관례에 따라 라오스 전통 복장을 걸치고 악수를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8일 ‘(두 사람이) 만났냐’는 질문에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언론을 통해 이미 여러 장의 사진이 나간 점을 볼 때 뭔가 청와대발의 반기문대망론을 의도적으로 띄우지는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반 총장은 이날 오전부터 EAS 정상회의가 열리는 비엔티안 국립컨벤션 센터에서 오전부터 오후까지 바쁜 일정을 보냈다. 박 대통령도 자리를 같이했다. 반 총장은 정상들 앞에서 연설하면서 사실상 임기 마지막의 동아시아 정상들에게 송별 메시지를 전달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항저우 일정 때부터 최소한 3회 이상 만나는 장면이 언론에 나왔음에도 이상 하리 만큼 정치권과 언론은 조용하다.
사드 배치 논란에 내년 대선 잠룡 이슈가 묻히는 모양새임에도 반 총장을 바라보는 여권의 시각은 여전히 영입 1순위다.
충청권의 한 중진 의원은 “반 총장을 꽃가마를 태워 올 수는 없지만, 당내 경선에서도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반 총장과 박 대통령, 그리고 친박계는 이번 순방 기간에 무엇을 노렸을까. 아마도 외교 문제를 해결하는 데 반 총장의 조용한 행보를 조명한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정치 현실에서 외교의 중요성을 각인시킴으로써 반 총장의 몸값을 올리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반 총장은 EAS 일정을 마친 뒤 오는 15일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한국 다문화 가족들로 구성된 ‘레인보우 합창단’ 공연을 관람한다. 이들에게 꽃다발을 전달하는 액션을 통해 내년 대선 메시지를 발신할 전망이다.
충청향우회 오장섭 총재가 방문단장으로 나서며 간사 역할은 반 총장 팬클럽인 ‘반딧불이’ 창립준비위원장인 김성회 한국다문화센터 대표(음성 출신)가 맡는다. 반딧불이는 오는 11월 10일 국회에서 창립총회를 개최할 예정으로, 말 그대로 ‘반기문 대망론’의 그림이 본격적으로 그려지는 단계다.
대권 잠룡들이 앞다퉈 출마 의지를 밝히는 가운데 반 총장도 더 늦기 전에 물밑 정치 행보를 시작해야 한다는 심리가 발동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호응 하듯 9일 오후 충북 증평에선 반딧불이 창립준비위원회 중앙위 워크숍이 열리고, 10일에는 인천지부 회원들이 반 총장 생가를 방문하고 뒷산인 보덕산 산행을 하기로 했다.
라오스 비엔티안= 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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