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브리핑에서 민간기업 투자 제안 수용 처리 가능성 시사
시민단체는 민영화 규정, 추석 후 시장 면담 요구 등 반발 높여
대전시가 고도정수처리시설의 민간기업 투자제안 검토와 관련, 시민사회의 반발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권선택 대전시장이 수용 처리 가능성을 시사해 갈등의 골이 깊어질 전망이다.
권 시장은 8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9월 시정브리핑에서 상수도 민간투자에 민영화 논란이 일고 있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엄격히 말하면 민영화가 아니다”라고 시민사회단체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요금 결정권이 시장에게 있어 민간위탁이 맞다”라며 “관련법을 봐도 시장이 수도시설의 책임자”라고 설명했다.
권 시장은 고도정수처리시설 설치가 다른 시·도에 비해 대전이 늦어진 상황이라고 규정하고, 비용 절감 측면에서 민간의 제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권 시장은 “질 좋고, 값싼 상수도 공급은 시장의 책임”이라며 “재정사업이든, 민간투자사업이든 원가상승은 있지만, 어떤 것이 유리한지 검토해야 하고, (민간투자는) 좀 더 값싸게 쓸 수 있는 게 있어 오히려 유리하다”고 했다.
민간투자심의위원회 논의에서 민간에서 제기하는 만큼 심각하다면 하지 않는 게 맞다는 입장도 밝혔으나 권 시장이 사실상 민간투자 방식에 손을 들어주는 모양새다.
반면, 시민사회단체는 민영화나 다름없다는 입장이다.
71개 시민사회가 참여한 사회공공성강화 민영화저지 대전공동행동은 이날 철도노조대전본부회의실에서 대표자회의를 갖고 민간의 고도정수처리시설 투자는 ‘수돗물 민영화’라고 규정했다.
수돗물 가격 인상에 따른 시민 부담 가중과 특정기업 특혜, 시 재정부담 가중, 상수도 전면 민영화로 이어지는 단초가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들은 또 시의 민간투자심의위원회가 지난 5일 부결이 아닌 유보 결정을 내린 것도 결정 시기만 늦췄을 뿐 민영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지닌 것이라고 봤다.
이들은 추석 전 시 전역에서 시의 민간투자 거부를 촉구하는 현수막 300개를 내걸을 예정이며 권 시장과 대전시의회와의 잇단 간담회 등을 통해 부결 등을 요구한다는 방침도 정했다.
공동행동 측은 “명절이 지나고 시장 면담을 요청해 수돗물 민영화 중단을 요구할 것”이라며 “시에서 중단 입장 표명이 없으면 시민 찬반투표를 전개하고 시의회에 중단 결의안 채택을 요구하겠다”고 했다.
한편, 시는 월평·송촌정수장에 고도정수처리 시설 구축을 위해 제안형 민자투자사업(BTO)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상수도 예산으로 1200억원을 책정받은 시 상수도사업본부 입장에서는 1674억원 가량이 소요되는 시설 사업을 직접 추진하기 어렵기에 민간기업의 투자 제안서를 검토하고 있다. 강우성·임효인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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