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는 거 무서워들 말아"… 연극 '염쟁이 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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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 거 무서워들 말아"… 연극 '염쟁이 유씨'

18일까지 가톨릭문화회관 아트홀 …죽음 통해 삶 바라보는 인생극

  • 승인 2016-09-08 14:26
  • 신문게재 2016-09-09 12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산 사람이 더 무섭다는 이가 있다. 죽은 사람이 사기 치는 것 못 봤다며 죽은 사람을 곱게 정돈을 해주는 염쟁이 유씨의 말이다.

삶과 죽음의 의미를 풀어내는 연극 '염쟁이 유씨'가 오는 18일까지 가톨릭문화회관 아트홀 (대전 중구 대흥동 189)무대에 오른다.

제목 '염쟁이'가 암시하듯이 이 작품은 죽음을 통해 삶을 바라보고자 하는 현실 인생극이다. '염쟁이'라고 하면 망자(亡者)와 마지막으로 조우하는 사람을 말한다. 시신을 목욕시키고 의복을 깨끗하게 갈아입히며, 향수(물에 향나무를 넣은 것)를 몸에 발라주는 이별의 환송자. 그러니 많은 망자들과 영혼 대화할 수 있는 신분이다. 그런 염쟁이 유씨가 세상의 각양각색 사람들로 다시 변화해 관객들과 함께 생(生)과 사(死)를 얘기한다.

연극은 가업을 이어받아 일평생 죽은 사람의 몸을 수습해왔던 염쟁이 유씨가 마지막으로 작업을 결심하면서 그동안의 일생을 고백하는 내용이다.

문득 떠오르는 이미지는 작품성은 있겠지만 왠지 무겁고 재미없을 것 같다는 고정관념이다. 이 연극은 무거운 반성보다는 인생에 대한 해학이 주를 이루고 있다.

신들린 배우의 1인 15역 연기, 배우와 출연자가 함께 하는 열린 무대, 그리고 관객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교감하고자 하는 '염쟁이 유씨' 만의 놀라운 연극적 매력은 관객들로 하여금 이 연극을 사랑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특히 염쟁이 유씨는 관객들이 함께 만드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관객은 구경꾼으로서만이 아니라, 문상객으로 혹은 망자의 친지로 자연스럽게 극에 동참한다. 낯선 이웃의 죽음 앞에서도 고인의 명복을 빌던 우리네 삶의 미덕처럼, 망자를 위해 곡을 하고, 상주를 위해 상가집을 떠들썩하게 하던 모습이 연극 속에 자연스럽게 우러난다.

전통의 장례문화를 소재로 죽음을 통해서 삶을 바라보며,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일까?'에 대한 물음과 답을 통해 삶의 진정성과 소중함을 감동적으로 풀어낸다.

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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