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류 발견후 몰래 재시공…폐기물도 불법 매립
터널 굴착 공사에서 선형 오류 문제를 알고 안전진단 절차를 무시한 채 보수를 진행한 건설사 현장소장, 감리단장 등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이들은 적법하지 않은 보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나온 폐기물 등을 불법으로 매립한 혐의도 받고 있다.
대전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7일 공사 절차를 지키지 않고 터널을 시공한 혐의(건설기술진흥법 위반)로 감리단장 A(50)씨, 시공사 현장소장 B(50)씨, 하도급 현장소장 C(52)씨 등 1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 2014년 4월 23일부터 5월 24일까지 강원도 진부면 송정리 원주~강릉 철도건설공사 8공구 매산터널 굴착공사 과정에서 선형 오류를 발견했다.
하지만, 발주청인 한국철도시설공단에 알리지 않는 등 절차를 밟지 않고 보수, 보강 공사를 진행한 혐의다.
이런 사실이 들통나지 않기 위해 보수 과정에서 생긴 폐 숏크리트, 발파암 등 건설폐기물 1만 6524t을 인근 도로 공사하는 구간에 불법 매립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공사 과정에서 선형 오류가 발생, 터널의 하중을 지지하는 6m 길이 강관 420개를 10㎝∼2m가량 임의로 잘라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터널 굴착 등 대형 공사에서는 오류 발생 시 공사를 중지하고 안전진단을 새로 받는 등 절차에 따라 재시공을 진행해야 한다.
이들은 절차를 무시한데다 부실공사를 은폐하기 위해 감시초소를 세우고 야간공사까지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사 기간을 맞추고 오류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 였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강관을 어느정도 잘라내도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재시공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감리보고서와 재시공 보고서 등을 허위 작성한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건설 현장에서 소위 ‘갑’이라는 감리단장과 현장소장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이 범행을 주도했다”며 “공사기간이 딜레이 되고 리스크가 예상되다 보니 절차를 무시하고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에 적발된 평창 KTX ‘매산 터널’은 안전 진단을 새로 받았고 진단 결과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창민 기자 kcm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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