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항저우서 출마 의지 발신 주목
정운찬, 동반성장 특강 정치 행보
안희정, 친문에서 친안으로 분리 시도
내년 대선 구도가 가시화 되는 가운데 충청 여야 주자들의 대세론 선점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새누리당의 가장 큰 고민은 ‘굵직한 대선주자’가 없는 점이나 유독 충청 연고를 한 정치인들의 이름이 잠룡 명단에 올라있다.
가장 확실한 행보를 보이는 후보는 정우택 의원(청주 상당)이다.
정 의원은 ㈔더좋은나라전략연구소를 설립하고 오는 7일 국회에서 세미나를 열어 대세론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경기고와 성균관대를 나온 행정고시 출신으로 민선 충북지사를 지내 19대 국회 정무위원장을 지냈다.
5선 국회의원을 지낸 고 정운갑 전 농림부 장관의 아들이기도 하다. 부산에서 태어나 학교를 서울, 그리고 국회의원을 충청에서 한 전국적 ‘스펙’을 가졌다는 것도 정 의원이 내세우는 대권론이다.
정 의원의 선제 출격론 이면에는 지난 1997년과 2002년에는 이회창 전 총재가, 2007년과 2012년에는 각각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이 대세론을 형성한 점을 복기했기 때문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외에는 뚜렷한 후보군이 없는데다 반 총장의 출마에 대해 정 의원은 물음표를 곳곳에서 찍고 있다.
정 의원은 여당 후보가 확실하다.
그러나 반 총장과 공주 출신의 정운찬 전 총리는 그의 입을 통해 출마를 하겠다거나 어느 정당을 택할지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다만 측근들의 말을 통해 여론을 짚어가는 중이다.
반 총장은 4일부터 항저우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박근혜 대통령과 대선 출마 공감을 놓고 정치권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
박 대통령은 올 초 연두 기자회견에서 반 총장에 대해 여러 사람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하는 것을 들었다며 일단 여당 후보로서 합격점을 줬다.
다만, 반 총장이 참여정부와 관련성이 높은데다 유엔 사무총장 퇴임 이후 바로 현실 정치에 참여하는 것을 금지하는 자체 규정이 큰 부담이여서 시간이 닥칠수록 고민의 수위는 깊어만 가는 상황이다.
이명박 정부 당시 국무총리를 역임한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도 대권 출마 의지가 가득하다.
연령상 마지막 정치 참여라고 인식하고 정 전 총리는 더민주, 국민의당, 제 3 정당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으나 ‘신의 한수’를 두기 위해 호흡을 가다듬고 있다.
동반성장론 자체가 진보적 성향으로 여기는 정치권은 정 전 총리를 야당 후보로 규정하고 있으나 새누리당 비박계 일각에선 잡아 놓고 싶은 여당 인사로 분류하는 분위기다.
새누리당 사무총장 대행을 역임한 홍문표 의원(홍성 예산)은 정 전 총리도 당내 경선에 들어가 경합을 할 수 있는 정치적 자산이라고 평했다.
정 전 총리는 전국 곳곳의 세미나 및 학회 등 대중이 모이는 자리에 적극적으로 나서 그의 무기인 동반성장론을 통해 자신의 정치 철학을 확산시키고 있다. 이른바 대세론을 굳히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읽힌다.
더민주에선 안희정 충남지사가 지난 1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일을 기점으로 대선 출마 선언을 했다. 같은 친노 그룹인 문재인 전 대표와 경합을 공식 선언한 것이다. 친문에 맞먹는 ‘친안계’들의 약진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친안계로는 박완주(천안을), 김종민(논산 금산 계룡), 조승래(대전 유성갑), 정재호 (고양을) 의원이 있다.
한계는 여러 여론조사에서 안 지사의 대선 주자 지지도는 10위권 밖을 맴돌고 있다는 점이다.
충청정가의 한 관계자는 “충청대망론이 자칫하다간 진짜 모두가 망하는 꼴이 나올 수 있다”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정치 철학을 분명히 제시하는 잠룡이 결국은 대세론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오주영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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