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의 뇌 속에서 정보를 전달하고 기억을 저장하는 시냅스(좌측)와 연구진이 개발한 2전극 메모리 소자. |
알파고 같은 인공지능 스마트폰에도 활용 가능성 높아져
지난 3월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에 전 세계가 이목을 집중했다. 당시 알파고는 대국을 위해 1200여개의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로 시간당 56kW의 전력을 소비했으나, 이 9단은 불과 20W의 에너지만을 사용했다.
최근 인간의 뇌처럼 에너지 효율이 높은 차세대 인공지능 컴퓨터에 대한 연구가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나노구조물리연구단(단장 이영희)과 유우종 성균관대 교수팀이 뇌 속 시냅스를 모방한 차세대 인공지능 컴퓨터용 메모리 소자 ‘터널링 메모리(TRAM)’를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사람의 두뇌 속 신경세포들을 연결하는 100조개의 시냅스는 신경세포 가지들이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입력 돌기와 전달 돌기를 갖고 있다. 사람의 뇌는 이 같은 시냅스 시스템으로 적은 에너지만으로도 고도의 병렬 연산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연구진은 기존 입력, 저장, 전달 등 3개의 전극으로 이뤄진 플래시 메모리 구조에서 저장 전극을 없애고 입력과 전달 2개의 전극으로 만들었다. 이와 함께 신호의 전달과 저장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시냅스처럼 작동하는 터널링(높은 에너지를 뚫고 통과하는 현상) 메모리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터널링 메모리는 그래핀 위에 육각형 질화붕소(h-BN)와 이황화몰리브덴(MoS2)을 차례로 쌓아 만들었다. 그래핀은 흑연의 표면층에서 떼어낸 탄소나노물질이다.
입력 전극에 전압을 가하면 이황화몰리브덴으로 전자가 흐르며 이 중 일부 전자가 육각형 질화붕소 절연층을 터널링해 맨 아래층 그래핀에 저장되는 형태다. 저장된 전자가 만든 전기장 때문에 이황화몰리브덴의 저항이 바뀌면서 전자의 흐름을 제어하고 메모리로 작동하게한다.
연구진은 가운데 육각형 질화붕소 층이 수 나노미터(㎚, 10억분의 1m) 두께로 매우 얇아 터널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기존 PRAM과 RRAM 등 메모리 소자 보다 신호 민감도가 1000배 이상 높고 고무와 비슷한 유연성으로 웨어러블 기기와 휘어지는 컴퓨터 등에 적용할 수 있다. 낮은 전력으로 높은 효율을 내는 차세대 인공지능 컴퓨터 개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영희 연구단장은 “터널링 메모리 소자는 전기적ㆍ기계적 특성이 우수한 2차원 나노물질로 만들어 성능이 우수하다”면서 “상용 실리콘 메모리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실렸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 이영희 나노구조물리 연구단 연구단장. |
▲ 유우종 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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