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 30여개 시민교육·사회·노동단체가 참여한 교육혁명전국대장정팀은 2일 대전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대전국제중·고 설립 계획을 즉각 백지화하라”고 촉구했다.
대장정팀은 이날 “대한민국에서 국제중과 국제고는 국내거주 외국인을 위한 교육기관이라는 본래의 설립취지를 잃어버리고 상류층 내국인의 자녀에게 특권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도구로 전락했고 명문대 입시 기관으로 변질됐다”며 국제중 설립 백지화를 주장했다.
전교조도 “시교육청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해외연구원 자녀를 위한 교육여건 마련과 지역 인재들의 타 시·도 유출 방지를 위해 대전국제중·고 설립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교육감의 치적 쌓기 용 특권학교 설립’을 밀어붙이기 위한 허울 좋은 명분에 불과하다”며 “지난해 100년 전통의 대전고를 국제고로 전환하려는 꼼수를 부리다가 망신을 당했다. 교육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앞장서야 할 교육당국이 일부 특권층 자녀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귀족학교 설립에 집착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처신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시교육청의 설립 계획에 따르면 대전국제중은 9학급 225명을 모집할 예정이다. 대전 관내 초등학교 졸업생만 지원할 수 있으며 2019년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다. 대전국제고는 15학급 300명을 모집한다.
하지만 벌써부터 국제중 입시를 염두에 둔 사교육이 꿈틀대고 있다는 것이 전교조의 주장이다.
전교조는 “영어유치원이 대박을 치고 있고, 사립초등학교 입학과 해외 어학연수 관련 문의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며 “모집 정원 225명의 열 배가 넘는 수천 명의 초등학생과 학부모가 국제중 입시에 목을 매는 사태가 예견된다”고 전망했다.
이날 대장정팀은 시교육청에 ▲국제중·고 설립 계획안을 즉각 백지화 ▲국제중·고 설립을 포기하고 그 예산으로 당장 내년부터 친환경 무상급식을 중학교까지 확대하고, 공립유치원 확충과 일반고 교육여건 개선 ▲‘대전 시민은 국제중·고 설립을 원한다’는 확신이 있다면 교육계 및 대전시민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공청회 또는 토론회를 열고, 공신력 있는 기관에 의뢰해 국제중·고 설립에 대한 찬반 여론조사를 실시할 것 등을 주문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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