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종우 바이핸커피 대표 |
카페인은 물의 온도가 섭씨 70도에서부터 녹아내리고 80도를 넘어설 때 급격하게 추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실온에서도 양이 상대적으로 적긴 하지만 카페인은 분명 추출됩니다.
찬물(혹은 얼음물)로 실온에서 더치커피를 추출할 때 카페인이 녹아내리는 양은 적긴 하겠지만 추출 시간이 4시간이상 최대 12시간까지 늘어나게 된다면(통상 더치 추출시간) 카페인의 함량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을 수 있습니다. 더치커피는 3시간 정도 추출하는 것이 향미를 더 잘 보존하는 동시에 위생적으로도 안정적일 수 있습니다.
물을 떨어뜨리는 속도를 똑같게 해도 커피 가루의 분쇄도가 가늘어지면 추출시간은 당연히 더 늘어나게 되며, 템핑(커피를 누르는 행위)이 강하게 되었을 경우도 추출시간이 늘어나게 됩니다. 또한 더치커피는 오랜 시간 상온의 공기 중에 노출된 상태에서 추출하므로 그 과정에서 세균의 오염문제도 발생하는 만큼 더치커피를 만드는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어 위생에 더 많이 신경써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간혹 '아이스 커피'와 '더치커피(Dutch coffee)'의 차이를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아이스 커피는 섭씨 92~95도인 물을 9바(bar)의 압력을 가해 추출한 진한 에스프레소에 얼음과 물을 넣어 만듭니다. 따라서 산미(Acidity)를 나타내는 지방산(Fatty acids)의 추출이 왕성하고 향기 성분들도 미세한 거품인 크레마가 상당부분 붙잡아두게 됩니다.
더치커피는 되도록 낮은 온도로 성분을 추출하기 위해 차가운 물을 사용하며, 따라서 카페인뿐만 아니라 지방산이 잘 추출되지 않아 신맛이 약하고, 반면 단맛과 쓴맛을 내는 무거운 분자들의 비율이 높아지게 됩니다. 쓴맛을 내는 성분들도 찬물에서는 잘 우러나지 않기 때문에 더치커피는 상대적으로 단맛이 많이 납니다.
신맛보다는 단맛과 부드러움을 즐기고 싶을 때, 동시에 차가운 느낌까지 즐기고 싶다면 아이스커피보다는 '아이스 더치커피'가 제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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