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건에 2000만원 넘게 사용, 한 달에 한 번꼴도 있어
▲ 국가과학기술연구회 및 소속 기관 25곳의 기관장 국외출장 수, 국외출장 경비 |
과학기술계 정부출연연구기관장 국외출장 경비가 2년 반 동안 19억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번의 출장에서 2000여만원을 지출한 기관장도 있었으며, 한 달에 한 번꼴로 국외 출장길에 오른 기관장도 있었다. 출연연 내부에서 발생하는 방만한 출장비 운영, 외유성 국외 출장에 대한 대책 수립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30일 국회 미래창조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은권 새누리당 의원이 국가과학기술연구회에서 받은 ‘출연연 기관장 국외출장 내역’에 따르면 2014년 1월∼2016년 7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및 소속 연구기관 26곳의 기관장이 국외출장 경비로 사용한 금액은 19억243만원으로 집계됐다.
출장 1회에 가장 많은 경비를 지출한 기관장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원장이다. 생기연 원장은 작년 중남미경제사절단파견 행사와 브라질연구소와 MOU(양해각서) 체결을 위해 떠난 14일 동안 2381만원을 지출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원장은 작년 페루와 칠레에 방문해 두 기관과 MOU를 체결하는 8일 동안 2154만원을 썼다. 한국천문연구원 원장은 작년 칠레과학기술위원회와 MOU를 체결하고자 8일간 출장을 떠나 2054만원을 사용하고 돌아왔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장은 작년 오스트리아와 미국에서 국제원자력기구 원자력에너지 자문그룹회의와 INL협력회의에 참석해 1904만원을, 한국기계연구원 원장은 학술대회 EKCㆍUKC참가 등을 위해 스위스ㆍ프랑스ㆍ미국을 방문해 1829만원을 썼다.
2년 반 동안 가장 많은 경비를 소요한 기관장은 지질연 원장으로 1억6327만원을 지출했다. 총 21회의 국외출장을 다녀온 지질연 원장은 올해엔 한 달에 한 번꼴로 국외출장에 올랐다. 주로 MOU 또는 LOI(의향서) 체결을 위해 태국ㆍ캄보디아ㆍ이란ㆍ이디오피아 등을 찾았다. 생기연 원장은 출장 20번 동안 1억4292만원, 원자력연 원장은 출장 15번 동안 1억3702만원을 지출했다.
기관장 대부분은 MOUㆍLOI 체결, 세미나ㆍ학술대회ㆍ포럼 참가 등을 위해 국외출장을 떠났지만, 이는 직할부서장 또는 담당연구부서장 등이 대체 할 수 있는 행사다. 만약 원장이 담당자에게 권한을 위임하면 담당자가 대신 출장에 갈 수 있다.
최근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간부급 직원이 딸을 동행해 외유성 출장을 다녀오는 등 여러 비위사실로 중징계를 받은 사건이 있었던 만큼 방만한 출장비 운영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이은권 의원은 “최근 미래부 산하 기관에서 외유성출장으로 관련자가 무더기로 징계 처분을 받은 적이 있다”며 “외유성 국외출장, 방만한 출장비 운영 등 출연연 내부에서 국민의 혈세를 이용한 지속적인 기강해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앞으로 철저한 대책수립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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