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장악력에 대한 우려도 커
대전문화재단의 새 대표이사로 이춘아 한밭문화마당 대표가 내정된 가운데 지역 문화예술계 전반에 우려의 목소리가 퍼지고 있다.
대전시는 지난 26일 15명의 지원자 중 후보를 3명으로 추리고 이중 최종 합격자로 이 내정자를 정했다고 밝혔다. 시는 이 대표를 선발한 배경으로 “오랜 기간 경험과 연구를 통해 지역 문화예술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전문성을 갖추었고 여성의 섬세함과 부드러움으로 문화재단 대내외 현안 사항을 소통과 화합으로 추진할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역 문화예술계는 이같은 의견에 반기를 들며 냉랭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문화예술행정ㆍ경영 경험이 없는 것을 비롯해 내부 조직 장악력 등을 놓고 특히 우려했다.
지역 문화예술단체 관계자 A씨는 “지난 대표이사 임기 때도 전문성 문제가 많이 거론된 만큼 이번엔 예술행정전문가가 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아쉬운 결과”라며 “재단 사업에 필요한 예산을 지원하는 대전시를 얼마나 설득하고 어필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 “조직 장악력을 얼마나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기존에 대표로 있던 단체와 대전문화재단은 많은 것이 다른데 그 부분에 대한 검증이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지역 원로 문화예술 인사 B씨는 “떨어진 지원자 중 몇 명은 이 내정자보다 관련 분야 경험도 있고 평도 좋은데 두고두고 말이 나올 것 같다”며 “내부 장악 능력에 대한 신뢰가 없는 마당에 문화재단 내부 직원 간 체계가 무너질까 염려된다”고 밝혔다.
문화 관련 단체에서 근무하는 C씨는 “역사문화 분야에서 주로 활동한 이 내정자가 예술과 창작에 대한 이해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예술가를 중심에 두고 시민의 참여를 어떻게 디자인할지 고민해야 하는데 극단적인 사업 부분에 치중할 가능성이 큰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지역에서 10년가량 활동하면서 대표이사직을 소화할 수 있을 거라 판단했다”며 “임기 전인 만큼 지켜봤으면 한다”고 전했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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