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폭행하는 주취자도 있어
“하루라도 조용히 넘어가는 날이 없어요”
지난 27일 대전 둔산경찰서 둔산지구대, 크고 작은 사건들에 대한 신고가 끊임없이 들어왔다.
이날 밤 9시 10분 인근 초등학교에서 여학생 12명이 담배를 피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하는 112순찰차를 타고 따라 나섰다.운동장을 지나 급식실에 다다르자 남녀학생 8~9명이 무리지어 있었다.
담배를 피운 것 같진 않았다. 담배 냄새도 나지 않았고 바닥에 꽁초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경찰관은 학생들에게 담배를 피웠는지, 여기에 왜 있었는지 등을 묻고는 귀가 조치했다.
출동한 경찰관은 “청소년 흡연, 음주 등 신고가 들어오면 현장에 나가 선도해야 한다”며 “이번엔 학생들이 담배를 피운 것 같지 않고 늦은 시각이기에 귀가 조치로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밤 10시 10분에는 가정폭력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관들은 신고 장소인 서구 한 식당으로 향했다.
화난 남편이 차 뒷자석에서 앞자리에 앉아있는 아내의 시트를 발로 차면서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돌 잔치 왔다가 단순 말싸움하다 벌어진 일이었다. 신고한 아내가 처벌의사가 없다고 밝혀 귀가조치했다.
밤 11시 50분 가정폭력 신고가 또 접수됐다.남성이 흉기까지 갖고 있다는 신고였다.
시간을 다투는 사안이다보니 경찰은 급하게 준비했다. 현장에 도착하니 이미 상황은 끝난 듯했다.
남성은 아무렇지 않은 듯 행동했지만 피해 여성은 겁에 질린 상태였다.
출동한 경찰관은 “최근 가정폭력과 데이트 폭력사건 신고가 늘고 있다”며 “빠른 출동을 위해 대응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벽 12시 40분 지구대에 들어오자 소란을 피우는 남성이 있었다.이 남성은 공무집행 방해죄로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식당에 출동한 경찰에게 위협을 가하고 폭행까지 저질렀다.
경찰 관계자는 “이같은 사람들로 인해 업무에 지장을 많이 받곤 한다”며 “대응하기 정말 힘들다”고 말했다.
이 날 저녁 8시부터 새벽 2시까지 크고 작은 사건들이 신고 접수됐다. 4대의 순찰차가 수시로 출동하고 있었다.
황수용 순찰팀장은 “주취자들과 공무집행방해하는 사람들 때문에 경찰관들의 어려움이 크다. 하지만 앞으로도 묵묵히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김기홍 기자 himawari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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