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민 건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사춘기와 성조숙증=사춘기는 신체가 성장함에 따라 성적 기능이 활발해지고 2차성징이 나타나는 시기를 말한다. 사춘기가 오는 시기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정상적인 여야의 경우엔 만 10~11세(주로 초등학교 4학년 시기) 사이에 젖멍울이 생기며 피하지방이 많아지기 시작하고 신체의 급성장이 일어나게 된다. 또한 초경은 주로 만 12~13세 사이에 시작한다. 남자의 경우에는 만 11~12세 사이에 고환과 음경이 커지기 시작하며 급성장이 나타나게 된다.
성조숙증은 만 8세 미만의 여아에서, 만 9세 미만의 남아에서 사춘기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을 말한다. 식습관과 생활환경의 변화로 최근 환자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어 성장기 아이를 둔 부모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성조숙증으로 진료를 받은 어린이는 2006년 6400여명에서 2012년 5만4800여 명으로 9배가량 증가했다.
▲성조숙증의 원인과 증상=성조숙증은 보통 여아에서는 유방의 발달을 통해, 남아의 경우 고환의 크기가 아빠의 엄지손톱(4mL이상)보다 커지는 경우에 확인할 수 있고, 음모가 발달하는 경우도 있다. 이외에도 냉대하와 같은 분비물 발생, 머리냄새, 여드름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성조숙증의 원인은 뇌종양이나 성호르몬 분비기관의 질환으로 인한 병적인 요인과 특별한 이유 없이 발생하는 특발성으로 나뉘는데 최근 나타나는 성조숙증은 대부분 특발성이다. 환경적인 요인인 영양과잉, 환경호르몬, 전자파, 시각적인 자극, 스트레스 등이 성조숙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성조숙증의 치료=성조숙증의 치료는 4주 간격으로 생식샘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 작용제를 피하 또는 근육에 주사해 사춘기 진행을 억제함으로써 사춘기 발달을 또래와 맞추고 최종 성인키의 손실을 최소화 하는 것이다. 약제 투여 후에는 사춘기 진행에 따른 급성장 정도가 감소되고 뼈 나이 증가도 저지되며 2차성징의 쇠퇴가 일어난다. 치료가 계속되는 동안 성호르몬은 억제되어 있다가 적당한 시기에 치료를 중단하면 사춘기가 다시 진행하게 된다. 간혹 부작용을 걱정해 치료를 꺼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 호르몬은 치료제로서 전 세계적으로 부작용이 없다는 것이 입증된 약물이기 때문에 안심해도 된다.
성장기의 소아나 청소년들이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비만을 예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성장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 대부분의 운동이 모두 도움을 주지만, 줄넘기와 스트레칭 등을 규칙적으로 하면 키의 성장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운동은 적어도 일주일에 3회 이상 규칙적으로 하도록 하며, 한 번 운동할 때에는 30분 이상 하는 것이 좋다.
성조숙증의 발생이 증가하는 원인으로 환경호르몬이 연관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인스턴트 음식, 플라스틱 병에 든 음료수는 되도록 먹지 않도록 하고 플라스틱 용기, 일회용 용기 등은 가급적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늦게까지 자지 않고 깨어 있으면 몸 안의 멜라토닌 분비가 감소되어 멜라토닌의 성호르몬 억제작용이 줄어들게 된다. 밤 9시 이후에는 아이가 잠자리에 들 수 있도록 주변 환경을 어둡게 해주며 잠잘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컴퓨터, TV, 스마트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가 성조숙증을 일으킬 수도 있으므로 컴퓨터 사용이나 TV, 스마트폰 사용을 과도하게 하지 않도록 한다.
스트레스를 줄이는 생활환경을 만들도록 한다. 최근 가정불화 등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환경에 처한 여아들에서 사춘기 발현이 빠르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아이들과 함께 운동을 하거나 자주 대화를 나누어 아이들이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한다.
건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이경민 교수는 “성조숙증일 경우 우리 아이가 잘 크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성호르몬 조기 분비로 다른 아이들보다 성장판이 일찍 닫히게 된다”며 “치료 시기가 너무 늦어지면 그만큼 치료 효과도 낮아지는 만큼 성조숙증이 의심된다면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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