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4일 충남도의회 의장단 및 위원장단이 480m 거리를 이동하는데 관용버스를 이용해 논란이다. 정작 짐을 든 직원들은 뛰어갔다. 사진은 버스를 이용한 도의원들의 도청 및 교육청 을지연습 현장 방문 모습./충남도의회 제공. |
눈앞 건물 이동하는데 버스 이용
정작 짐 든 직원들은 뛰어와서 대기
걷기도 아닌 승용차·봉고차 이용 제안에 “차종이 왜 중요하냐”
김종문 운영위원장 “을지연습 격려 차원이었다. 보는 사람마다 차이는 있을 것”
충남도의회 의원들이 직선거리 480m, 실제 이동거리 550m 상당을 움직이면서 관용버스를 이용해 논란이다.
주민과 공무원 등 도민들 사이에서 “황당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는 반면 도의원 당사자 쪽에선 '문제는 아니지 않나'라는 정도의 심드렁한 반응이다.
25일 충남도의회 등에 따르면 전날 도의회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 8명 정도는 사무처 간부들과 함께 충남도청 및 충남교육청 상황실을 격려 차 방문했다.
도청사는 의회와 붙어있기에 걸어서 방문했지만 480m거리의 도교육청은 관용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걷거나 승용차를 이용해도 550m, 굳이 멀게 이용해도 680m면 충분한 거리다.
이 과정에서 일부 도의회 직원들은 먼저 뛰어가 교육청사 앞에서 대기하기까지 했다.
도민들의 비난은 거세다.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공무원은“일부 도의원들이 의전을 당연시하다보니 사무처 직원들도 고생하고 점점 과해지고 있다”며 “공무원도 그렇고 도의원도 그렇고 도대체 뭐 하자고 이렇게 하는 건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틀사이 관련 인터뷰 요청에 내포신도시 및 예산ㆍ홍성군 주민들은 남녀노소를 구분하고 황당함과 심한 불쾌함을 드러냈다.
이모(61)씨는 “정말 어이가 없다”는 말을 몇 번이고 반복하며 “감투와 의전을 중요시하는 정치인들의 비뚤어진 행태를 일반인의 상식에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그들에 대해 신경 쓰기도 싫다”고 혐오에 가까운 반감을 드러냈다.
도의원들은 내심 눈치가 보이는 모양새지만, ‘잘못’을 인정하거나 ‘재발방지’를 약속하지도 않았다.
김종문 도의회 운영위원장은 “시간 일정에 맞춰서 격려 하느라고 가야 하니까 아마 단체로 이동하고 그래서 차량을 같이 이용한 것 같다”며 “(직원들은 막상 걸어갔다는 질문에)타고 간 직원도 있고, 버스가 다른 용도로 쓰일 곳이 있었으면 몰라도 용도가 없었기에 시간을 맞추기 위해 이용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 상황이나 때에 따라 그런 부분이 그렇게 나쁘게 비춰질 것이 아니라고 보는데 마치 의원들이 특권을 갖고 권력을 휘둘러서 특혜를 이용하고 한 것으로 많이 보여지는 것 같다”며 “어찌 보면 아무 일도 아닐 수 있는데 가까운 거리를 굳이 버스를 타고 갔다 하면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차이는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부득이하다면 소수 인원의 가까운 거리 이동은 의회 소유 봉고차 등 소형승합차 2대를 이용하면 어떤가’라는 제안에는 “차종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며 일축했다.
그는 “(다른 언론의)기사 댓글에 ‘이런 부분이 기삿거리가 될 수 있을까’라고 적혔더라”고 소개했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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