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규모 클수록 학력중시 풍조는 여전해
국내 기업들의 채용문화가 학력에서 직무능력 중심 평가로 변화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조사결과가 나왔다.
다만 기업규모가 클수록 학력은 물론 자격사항과 인턴경력 등 다양한 조건을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대한상공회의소와 고용부가 518개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 채용관행 실태’ 자료를 보면 기업이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항목은 자격사항(54.9%), 학력(34.8%), 인턴경력(28.0%), 학점(15.7%), 어학점수(11.2%) 순이었다.
실제 한 기업은 지난해 직무적합성평가를 도입해 직무관련 전공과목 수강과 경험을 주로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기업은 인사팀이 아닌 채용분야 부서의 직무 전문가들이 채용과정에 참여해 지원자 이름을 제외한 나머지 정보는 배제한 채 자기소개서를 읽고 직무경험 중심으로 평가하고 있다.
교육훈련·채용 전문가인 어수봉 교수(한국기술교육대학교)는 “신입사원 채용 시 학력보다 자격을 중시한다는 것은 우리나라 채용관행의 큰 변화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업규모가 300인 미만에서 300∼999인, 1000인 이상으로 커질수록 자격사항 중시 비율은 각각 57.6%, 50.9%, 43.8%로 작아졌고 학력 비중은 32.4%, 38.9%, 43.8%로 높아졌다. 1000인 이상 기업은 학력과 자격에 같은 비중을 둔 것이다.
다양한 스펙을 요구하는 비율도 기업규모가 클수록 높았다. 1000인 이상 기업은 학력(91.7%), 학점(85.4%), 어학점수(77.1%), 인턴경력(68.8%), 공모전(50.0%), 사회봉사(41.7%) 등 모든 스펙에 만만치 않은 비중을 부여하고 있었다.
이와 함께 입사지원서에 직무능력과 무관한 인적사항을 요구하는 기업은 전반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키·몸무게(24.5→13.7%), 혈액형(20.5→10.3%)은 지난해보다 10%포인트 이상 큰 폭으로 떨어졌고 본적이나 가족관계 요구도 줄었다. 문승현 기자 hey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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