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루를 시도하고 있는 정근우 선수 = 한화이글스 제공 |
한화가 막판 순위싸움에서 좀처럼 상승 기류를 타지 못하고 있다. 최근 ‘5강 싸움’이 치열해지면서 타이트한 경기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기에서는 작은 차이가 승부를 결정짓고 있다. 한화에는 경기를 끌어올 수 있는 세밀함이 부족하다.
한화는 23일 대전 넥센 전에서 0-3으로 끌려가다 비가 내려 노게임이 선언됐다. 분위기가 끌려가던 상황에서 나온 행운이다. 비가 오지 않았다면 힘든 경기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날 3회까지는 팽팽한 투수전이 펼쳐졌다. 승부의 추가 기울은 것은 실책성 플레이였다. 4회 1사 1,2루에서 윤석민의 빗맞은 땅볼 타구를 2루수 정근우가 잡아 1루로 송구해 아웃을 잡아냈다. 그 사이 발 빠른 2루주자 박정음은 3루를 지나 홈까지 쇄도했다. 미처 홈까지 파고들지 미처 예상하지 못해 그대로 당했다. 결국, 선발 파비오 카스티요는 실점에 흔들리며 2사 1,2루에서 대니돈에게 적시타를 내주며 0-3까지 점수가 벌어졌다. 이때도 우익수 양성우가 타자 대니 돈의 진루를 막고자 2루로 송구하는 사이 1루 주자였던 김민성이 홈까지 적극적으로 승부해 들어왔다.
비단 이날 경기에서 만의 모습이 아니다. 시즌 막판 들어 모든 팀들이 총력전을 펼치면서 한화가 세밀함에서 부족한 모습을 잇달아 들어내고 있다. 지난 20일 KT전에서는 1회 말 투수 실책이 겹치면서 상대팀에게 선취점을 내주며 분위기를 빼앗겼다. 이어 8회에도 번트타구를 악송구하며 상대에게 대량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결국, 이날 경기는 9-10으로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지난 19일에는 LG에게 주루플레이에 당하며 2-3으로 패했다. 1-1 동점이던 6회 말 정성훈의 타구가 3루수 송광민의 실책으로 이어지면서 2-1로 역전한 LG는 양석환 타석 때 1루주자 정성훈과 3루주자 오지환의 더블스틸로 1점을 추가하고 분위기를 탔다. 1루 주자 정성훈이 일부러 견제를 당한 사이 3루주자 오지환이 빠른 발로 홈을 파고들었다. 1루수 수비 경험이 적고, KBO리그 특성을 잘 알지 못했던 1루수 윌린 로사리오이기에 가능했던 플레이다. 지난 17일 두산 전에는 7회 초 하주석이 평범한 뜬공을 잡지 못하면서 와르르 무너졌었다.
한화는 24일 경기 전까지 49승3무59패로 8위에 머물러 있다. 9위 삼성과 1경기 차 밖에 나지 않는다. 더는 물러설 수 있는 곳이 없다. 한화로서는 작은 실수도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다.
최근 KBO리그는 선이 굵은 야구를 하고 있다. 하지만, 결정적인 상황에서는 세밀함이 차이를 만들어낸다. 1점이 필요할 때, 또는 기선을 제압해야 할 때 상대를 압박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5강 싸움을 하는 SK, KIA, LG, 롯데, 삼성과 크게 전력 자체가 차이 나지 않는다. 한화로서는 좀 더 정교한 플레이를 펼쳐야 5강으로 갈 수 있다. 한화가 이전 경기들을 교훈 삼아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좀 더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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