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안전사고 우려와 불편
유성 시외버스 터미널 일부 노선이 ‘선착순 승차제’로 운영돼 시민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승차가 선착순으로 이뤄지다보니 표를 사놓고도 탑승을 못하는가 하면 빨리 타려는 승객들이 몰리면서 자칫 안전사고 위험도 큰 상황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국 63개 시외버스 업체가 운행하는 노선 가운데 약 57%가 지정 좌석제가 아닌 선착순 승차제로 운영 중이다.
선착순 승차제는 말 그대로 표를 가진 승객이 선착순으로 버스에 승차하는 방식이다. 좌석이 꽉 찰 경우 탑승하지 못하며, 예매는 불가능하다.
목적지가 정해진 무정차 직행버스는 지정좌석제지만 여러 터미널을 경유하는 버스는 선착순 승차제로 운영된다는 게 업계 측 설명이다.
문제는 선착순 승차제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사람이 몰리는 노선은 늦게 줄을 서면 다음 차를 기다리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렇다보니 승객들이 좁은 버스 출입문에 한꺼번에 몰리면서 안전사고 위험도 우려된다.
이날 오전 유성시외버스터미널을 둘러본 결과 주요 행선지 19개 노선 중 공주, 논산 등 유성터미널을 거치는 경유차량 11개 노선이 선착순 승차제로 운영 중이었다.
동서울, 서울남부, 성남, 수원 등 수도권으로 나가는 노선 6개는 지정좌석제였다. 나머지 청주와 남청주 방향의 버스는 지정좌석제와 선착순 승차제가 병행하고 있었다.
선착순 승차제로 운영 중인 버스가 터미널로 들어올 때마다 승객들이 우르르 몰렸다. 공주행 버스가 들어오자 사람들이 올라 탔고 줄 뒤편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승객들의 얼굴엔 초조함이 가득했다.
버스 좌석은 하나 둘씩 채워져 갔다. 마지막 승객이 탑승하자 기사는 “탈 자리가 없다”며 기다리던 승객들에게 다음 차를 탈 것을 안내했다.
버스를 놓친 최모(21)씨는 “공주로 학교를 다녀 거의 매일 버스를 타는데 사람들이 많을까봐 일찍 나오는데도 사람들이 몰려 버스를 놓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라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안전사고를 우려하는 시민들도 많았다. 서산행 버스를 기다리던 김모(24)씨는 “버스가 선착순 승차라서 항상 못타면 어쩌나하고 불안할 때가 많다”며 “승하차장이 좁은데다 사람들이 순식간에 몰려 넘어질 뻔한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전 노선에 지정좌석제를 운영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국토교통부는 버스연합회, 터미널협회와 협의해 올 10월까지 시외버스 전 노선에 예매 발매가 가능하도록 통합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 이 작업이 완료되면 내년 상반기 중으로 지정좌석제가 시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성구 관계자는 “터미널운영자와 버스운송자의 의견을 최대한 조율을 해서 전 노선에 대해 지정좌석제가 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며 “올해 하반기까지 통합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여건 등을 조성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김기홍 기자 himawari0930@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