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장 주재, 을지연습 일환 ‘항공정찰’
산으로 둘러싸인 도심 비상상황 요충지로
녹조 병 걸린 대청호, 녹색 물감 풀어논듯
테러 발생 때 언론 역할 등 합동토의 가져
▲ 대전시는 23일 오전 2016 을지연습 일환으로 항공정찰을 실시했다.<사진=대전시 제공> |
우뢰 같은 소리와 엄청난 바람을 내뿜으며 군(軍) 대형헬기(시누크 헬기)가 착륙하자 항공정찰에 나선 탑승자들이 헬기에 올라 지정된 좌석에 앉았다.
조금 후 헬기는 엔진음을 높이며 땅에서 멀어져 갔다. 비행기와 달리 헬기의 이륙과 착륙 충격은 거의 느낄 수 없었다.
하늘에서 본 대전 도심의 모습은 조용하고 평화로워 보였다.
정부대전청사에서 이륙한 헬기는 대전 중심지역으로 흐르는 갑천 위를 지나 과학벨트 거점지구로 조성 중인 둔곡산업단지를 거쳐 대청호 주변으로 이동했다.
녹조 경보가 발령된 대청호의 물빛은 녹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 온통 초록색으로 변해 있었다.
한 달째 계속된 폭염으로 인해 심각한‘녹색 병’을 앓고 있는 대청호는 자연재생 기능을 상실한 채 제 색깔을 찾지 못했다.
헬기가 최고 전망을 자랑하는 식장산 인근에 들어서자 아파트로 둘러싸인 대전 도심이 한눈에 들어왔다. 그중 높이 150m의 코레일 쌍둥이 빌딩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계족산, 식장산, 보문산, 구봉산, 우산봉 등 산으로 둘러싸인 대전은 요새 중의 요새다. 그래서 비상사태 발생 때 중요한 요충지로 활용된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40여분 동안 비행을 마친 군 헬기는 대전월드컵경기장 주차장에 안전하게 착륙했다.
이번 항공정찰은 ‘2016 을지연습’ 일환으로 실시된 것으로 도시지역 특성을 정확히 파악해 국가 비상사태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실제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찰지역은 둔곡산단, 대청호, 식장산, 보문산, 서대전IC, 성북동, 우산봉 등 대전 외곽 주요 지역들이다.
권선택 대전시장 주재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김경훈 시의회의장, 정형희 32보병사단장, 김덕섭 대전경찰청장, 한현택 동구청장, 박용갑 중구청장, 장종태 서구청장, 허태정 유성구청장, 박수범 대덕구청장 등 모두 30명이 참석했다.
언론 분야에선 본사 송명학 부회장과 김정훈 KBS 대전방송총국장 등이 함께 참여해 테러 발생 때 언론의 역할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권 시장은 이날 “지난 해에 이어 실시한 항공정찰은 언론ㆍ방송 관계자분들이 함께 해 올해 을지연습을 시민에게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됐다”며 “북한의 테러에 대비하기 위해 민ㆍ관ㆍ군ㆍ경의 역할을 점검하는 토의에 많은 기관에서 참여해 각자의 역할을 점검하고 확실히 해줘서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시는 항공정찰이 끝난 뒤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다중이용시설 테러발생을 대비해 통합방위작전 수행 방안에 대한 합동토의를 실시했다.
합동토의는 북한이 월드컵경기장에서 시민단체가 주관하는 행사장에 폭탄테러를 감행해 피해가 발생한 상황을 가정해 민ㆍ관ㆍ군ㆍ경 유관기관의 협업과 협조체계를 점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 대전시는 23일 오전 2016 을지연습 일환으로 항공정찰을 실시했다.<사진=대전시 제공> |
▲ 대전시는 23일 오전 2016 을지연습 일환으로 항공정찰을 실시했다.<사진=대전시 제공> |
▲ 대전시는 23일 오전 2016 을지연습 일환으로 항공정찰을 실시했다. 헬기에서 바라본 대전도심 모습. |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