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생체 내 촉매 역할을 하는 효소의 사용 시간을 늘릴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연구재단은 광주과학기술원 박지웅 교수·충남대 양성윤 교수 공동연구팀이 생체 내 효소를 고정해 사용할 수 있는 신소재를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생물이 영양분을 흡수해 성장하고 에너지를 얻으며 병균을 퇴치하는 과정에서 화학반응이 일어난다.
이 화학반응을 빠르게 촉진하는 역할을 하는게 효소다.
따라서 생체 효소를 이용해 약품이나 연료를 생산하고, 물을 정화하거나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한 연구들이 진행됐지만 생체 밖에서는 쉽게 변해 활성을 잃는다는 문제가 있다. 더욱이 생체 촉매를 재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없어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
이에 연구팀은 나노케이지를 개발했다.
나노케이지는 효소 분자와 지름이 비슷한 수 나노미터(㎚)의 구멍들이 3차원으로 얽혀 효소를 가둘 수 있는 플라스틱 소재로 개발됐다.
나노케이지 안 효소는 구멍을 통해 작은 분자들과 화학반응을 활발하게 하지만 밖으로 빠져나올 수 없어서 여러 번 사용해도 활성이 유지된다. 또 특별한 처리 없이도 긴 시간동안 사용이 가능하다.
대면적의 얇은 필름이나 여러 형태의 복잡한 모양으로 가공할 수 있고 대규모 화학 공정뿐만 아니라 진단ㆍ검출 기능을 가진 초소형 반응기 등 신기술에 적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압력을 통해 다양한 종류의 효소를 나노케이지 안에 넣는 데 성공했다.
효소의 변성이나 손실 없이 원하는 만큼 간단하게 효소를 고정할 수 있게 됐다.
박지웅 교수는 “생물체 밖에서도 효소를 공업 분야에 이용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며 “의약품 제조, 환경 감시기 등 생체막을 모방한 촉매 화학반응 기술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았으며, 결과는 지난 11일 화학 분야 세계적 학술지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에 개제됐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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