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 중구 중촌동의 무릉마을 일대가 민간 도시개발에 잇단 실패를 겪으며 난개발이 우려되고 있다. |
민간개발 잇단 실패 후 집도 길도 없는 맹지 신세 20년
한남대교ㆍ호남철교 입체화ㆍ중촌역 신설 기대감 높여
대전 중구 중촌동의 무릉마을이 민간 도시개발의 잇단 실패를 좀처럼 극복하지 못하고 난개발 우려 지역이 되고 있다.
축구장 12배 면적에 토지주가 100여명이나 되고 공시지가의 4배를 웃도는 매매 호가에 부동산개발을 시도조차 못 하는 실정이다.
한남대교와 호남선 지하차도 건설, 중촌역까지 조성되는 변화에 난개발만 초래하는 게 대응이 요구된다는 목소리다.
중촌동의 무릉마을은 대전의 초창기 민간 도시개발사업이 잇달아 실패한 상처를 지닌 지역으로 분류된다.
1997년 한 시행사가 무릉마을 일대의 대지 8만6000㎡에 아파트를 개발하기 위해 토지 확보작업을 벌이다 실패하고 또다른 시행사가 2001년 개발에 뛰어들었으나 모두 무산됐다.
2005년께 등장한 세번째 시행사는 제2금융권에서 200억원을 대출해 무릉마을에 2만㎡를 매입했으나 시공사를 찾지 못해 결국 백지화됐고, 당시 매입 토지는 금융권에 담보가 됐다.
유등천과 대전천이 흐르는 자연조건과 둔산과 원도심에 가깝게 접근할 수 있는 지리적 장점때문에 지역에서 민간 도시개발이 시작된 초창기부터 무릉마을은 1순위에 꼽혔던 것.
개발바람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지금은 무릉마을 일대에 개발을 시도하려는 움직임도 없으며, 축구장 12배 규모의 큰 덩어리 땅에 진입도로와 가로등 하나 없는 맹지 상태로 방치돼 있다.
최근에 한남대교가 건설됐고 호남철교 밑으로 차량이 통행하는 입체화 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충청권광역철도망 중촌역이 만들어질 계획까지 발표되면서 부분적으로 건물이 세워지거나 고물상 등이 들어서는 난개발을 겪는 중이다.
무릉마을 일대가 20년 전부터 지금까지 도시개발에 성공하지 못한 것은 개발붐에 토지 소유관계가 복잡해졌고 토지 보상가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대전시가 파악한 무릉마을 일대의 토지 소유관계를 보면 전체 8만6685㎡ 부지에 토지 소유자는 100여명이고 131개 필지로 분할된 것으로 조사됐다.
토지용도 역시 밭과 창고용지, 잡종지, 대지, 철도용지 등이 섞여 있고 대부분 1000㎡ 이하씩 쪼개져 도시개발 전에 필요한 토지 확보가 쉽지 않은 구조다.
도시개발 시행 한 관계자는 “업무중심의 둔산과 가까우면서 원도심에도 활력을 넣어줄 위치에 있어 뉴스테이 등을 개발할 수 있다”며 “3.3㎡에 93만원 수준인 공시지가의 네 배를 보상으로 요구해 민간기업들이 도전을 못한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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