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학자금, 30대 주거비, 40대 내집마련 빚
지역 한 중소기업에 6년째 다니는 김모씨(35)는 요즘 심각하게 이직을 고민하고 있다. 그간 회사와 일에 치여 숨 가쁘게 살아왔지만 연봉은 입사초와 비교해 별반 오르지 않았고 그사이 결혼과 전세자금 마련 등으로 대출금 상환부담은 크게 늘었다.
김씨는 “앞으로 육아까지 고려한다면 지금 직장에서 받는 연봉으로 내집마련은커녕 생활하기도 빠듯할 것 같다”며 “경력을 살려 이직하고 싶은데 불경기라 이직도 쉽지 않아 스트레스만 받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들 사이에서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말이 회자될 만큼 경제적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스스로 가난하다고 여기는 ‘푸어(poor)족’이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취업포털 사람인에 따르면 직장인 1143명을 대상으로 ‘자신이 푸어족이라고 생각하는지 여부’를 설문한 결과 70.4%(805명)가 ‘그렇다’고 답했다.
연령대별로 30대(75.2%)에 이어 20대(70.2%), 40대(65%), 50대이상(47.1%) 순으로 자신을 푸어족이라고 인식하는 사람이 많았다.
푸어 유형(복수응답)은 수입이 적어 일을 해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워킹푸어(66%)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비싼 전·월세 비용으로 여유롭지 못한 렌트푸어(25.1%), 집을 마련했지만 빚 때문에 빈곤한 하우스푸어(21.4%), 학자금 대출로 생활의 여유가 없는 학자금푸어(19.6%), 경제력이 부족해 아파도 병원에 못 가는 헬스푸어(9.1%)가 뒤따랐다.
나이대별 푸어 유형(복수응답)은 모든 연령층에서 워킹푸어가 1위에 올랐으나 2위는 달랐다.
20대 학자금푸어(32.1%), 30대 렌트푸어(29.2%), 40대 하우스푸어(41.8%)와 함께 50대이상은 자녀 결혼비 마련 등으로 노후자금이 부족한 실버푸어(34.4%)로 조사됐다.
푸어족이 된 이유(복수응답)는 연봉이 낮아서(78.5%), 사회구조적인 문제여서(35.8%), 고용이 불안정해서(18.9%) 등이 꼽혔고 직장인들은 이로 인한 스트레스(72.2%), 삶의질 저하(62.5%), 연애·결혼 포기(32.7%), 잦은 이직(23.2%)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문승현 기자 hey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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