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부처를 안방 드나들듯이 자주 가야하기 때문이다. 이듬해에 쓸 국비를 확보하기 위해선 수시간씩 담당 공무원들을 기다리는 것은 예사다.
하지만 '돈 줄'을 쥐고 있는 정부는 느긋하다. 중앙부처 공무원들은 지자체장이 찾아와도 잘 만나주지도 않고 자료만 놓고 가라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매년 이같은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지자체들은 국비확보 없이는 운영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충남도에 따르면 지방세원의 불균형은 매우 심각하다. 세입은 국세가 77.5%이지만, 지방세는 고작 22.5%. 지자체 예산 1000원 가운데 775원이 국세라면 지방세는 225원에 그치는 셈이다.
이에 따른 재정자립도 역시 열악하다.
충남의 올해 재정자립도는 30.8%에 불과하다. 21년 전인 1995년의 재정자립도가 31.7%인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0.9%p 낮아진 수치다.
2016년 일반회계 세입예산 4조 5570억원 중 자체수입(지방세 및 세외수입)은 1조 5582억원으로 34.2%에 머문다.
반면, 의존수입(국고보조금 및 지방교부세)이 2조 9125억원, 63.9%로 대부분을 차지, 지방재정의 열악성을 보여주고 있다.
일선 시·군 역시 이같은 사정은 마찬가지다. 충남 일선 15개 시·군 가운데 11곳이 지방세 수입으로 인건비 조차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해당 시·군은 공주시, 보령시, 논산시, 계룡시, 금산군, 부여군, 서천군, 청양군, 홍성군, 예산군, 태안군 등이다.
최근 들어서는 높아진 사회복지비 지원 비중으로 지방재정 운영상황이 더욱 열악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방재정 확충을 위해 지방소비세율 인상 여론이 높다. 현재의 지방소비세율 11%를 20% 이상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것이 충남도의 주장이다.
또 복지사업 등 늘어나는 재정수요에 대비한 지방교부세율을 19.24%에서 21%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지자체 자구노력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신세원 발굴, 체납징수율 제고 등이 이에 해당한다.
도 관계자는 “진정한 지방분권 실현을 위해서는 지방재정이 건전해져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며 “타 시도와 정치권과 공동으로 지방소비세율과 지방교부세율 등 인상을 실현하는 데 최선을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내포=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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