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24일까지 기승부리다 점차 누그러질 듯
펄펄 끓는 ‘가마솥더위’가 이어지면서 대전·충청지역 폭염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무더위에 온열질환을 앓는 환자가 증가하는가 하면 돼지나 닭 등 가축폐사도 속출하고 있다. 폭염은 이번 주 중반께 꺾일 예정이지만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유지될 전망이다.
지난 4일부터 대전과 세종, 충남 전역에 폭염특보가 발효 중이다. 낮에는 최고 36도에 육박하는 불볕더위가, 밤에는 25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열대야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지역 곳곳이 몸살을 앓고 있다.
먼저 온열질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집계를 시작한 5월 23일부터 지난 18일까지 대전, 충남에서 온열질환자 187명(대전 56명·충남 131명)이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집계된 온열질환자를 훨씬 뛰어 넘는 인원이다.
지난해보다 대전은 30명, 충남은 72명이나 늘었다. 폭염은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열실신, 열부종 같은 온열질환을 유발한다. 무더위가 이어질 전망인 만큼 건강관리는 필수다. 온열질환을 예방하려면 한낮엔 야외활동을 삼가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등 건강수칙을 지켜야 한다.
가축도 쓰러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잠정 집계한 시도별 가축폭염 피해현황을 보면 지난 16일 기준 충남에서 가축 58만837마리가 폐사했다. 폐사한 가축 가운데 닭이 57만7505마리로 가장 많았다. 오리와 돼지는 각각 3000마리, 332마리로 조사됐다.
양식장 물고기 폐사 피해도 심각하다. 지난 16일 서산 일대 가두리 양식장 10곳에서 우럭 수만 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무더위에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면서 폐사한 것이다. 보령 일부 가두리 양식장에서도 20여 마리가 폐사하는 등 피해 조짐이 보이고 있다.
금강 녹조상황은 악화되고 있다. 금강유역환경청은 지난 18일 금강 백제보 수질예보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했다. 이곳의 남조류 세포수가 10만8170개/㎖로 측정되면서다. 백제보는 초록색 물감을 뿌려놓은 듯 녹조가 심각한 상황이다. 세종보와 공주보엔 ‘관심’ 단계가 발효 중이다. ‘관심’은 남조류 세포 수가 1000 세포/㎖ 이상이 연속 2번 나올 경우 발령된다. 1만 세포/㎖이면 ‘경계’, 100만 세포/㎖이면 ‘대발생’이 내려진다.
최근 기승을 부리는 무더위는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남북으로 강하게 발달하고, 중국으로부터 뜨거운 공기가 한반도 상공으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구름 발달이 억제돼 강한 일사까지 지속되고 있다.
대전지방기상청은 무더위가 오는 23일까지 기승을 부리다 24일부터 기온이 조금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평년보다 1~3도 높은 기온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돼 무더위가 쉽게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전지방기상청 관계자는 “무더운 날씨가 당분간 이어지다 이번 주 후반부터 기온이 조금 낮아지겠지만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유지되겠다”며 “낮에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밤에는 열대야가 나타나는 지역도 있어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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