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교에 500만원 특별예산 산정 기준도 모호
여름마다 ‘찜통교실’이 되풀이되면서 교육용 전기요금 체계 개선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대전시교육청은 일선 학교의 전기사용량도 파악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형평성 있는 지원을 위해 학교별 전기사용량과 요금 조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본보가 시교육청에 ‘초·중·고교 전기사용량 및 전기요금 현황’ 자료 공개를 요청했지만 부서 간 업무를 떠넘기다 “따로 취합하지 않고 있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시교육청은 지난 17일 “찜통 교실을 해소한다”며 모든 고등학교에 500만원씩 전기요금을 추가로 지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시교육청은 전기요금 지원 근거로 고등학교 한 달 평균 전기료가 500만원이 든다는 점을 들었다.
하지만 “찜통교실과 전기요금을 해결하라”는 여론에 밀려 주먹구구식으로 집행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각 학교 전기사용량과 전기요금 현황 없이 어떤 기준으로 지원 금액을 산정했는지 전혀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교육청은 평균 전기요금을 기준으로 삼았지만 학교마다 전기사용량과 전기요금은 다르다. 학급 수가 달라서다.
전기료는 학교 자체 예산으로 충당하는 만큼 학교별로 냉방기 가동 일수와 시간도 제각각이다.
이 때문에 어느 학교 에어컨은 항상 가동하는 반면 어느 학교 에어컨은 장식품으로 전락하는 실정이다.
실제 2014년 기준 일반계고 전력사용량을 비교해보면 A고교(38학급 1268명)는 55만9766kWh를, B고교(38학급 1253명)는 79만2487kWh를 사용했다. 두 학교 간 전력사용량이 23만여kWh나 차이나는 셈이다.
시교육청이 각 학교 전기사용량을 분석한 후 학급 수 등 규모별 기준을 달리해 예산을 차등 지원해야 하는 이유다. 일각에선 초·중학교에도 일부 전기요금을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전교원단체총연합회는 “시교육청이 고등학교의 일부 전기요금을 특별 지원하는 것에 일단 환영하지만 한낮의 수업시간에 무덥기는 초· 중학교도 마찬가지”라며 “이번 같은 땜질식 처방보다는 시청, 교육청, 시의회, 한국전력공사 등 관련 기관 전체가 나서 매년 반복되는 찜통교실, 냉골교실의 현실을 직시하고 하계방학의 연장, 학기제 변경, 냉난방 시설환경 개선 등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환경 개선에도 쓰여야 할 예산이 산더미인데 냉난방 전기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크다”며 “관련 기관들이 나서 학교 전기료 특별지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성소연 기자 daisy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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