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와 내 집 연금 3종 세트 출시 이유
사상 초유의 저금리 시대가 찾아오자 대전ㆍ세종ㆍ충남지역에서 주택을 담보로 매월 노후 생활자금을 받는 주택연금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기준금리 하락으로 은행에 예금해도 손에 쥐는 이자가 턱없이 줄어들다 보니 안전한 노후 준비 대책으로 주택연금에 가입하는 이들이 늘어서다.
21일 한국주택금융공사 대전지사에 따르면 대전ㆍ세종ㆍ충남지역 주택연금 가입 건수는 주택연금제도가 시행된 지난 2007년 7월부터 올 7월까지 총 1418건이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07년 24건, 2008년 26건, 2009년 35건, 2010년 85건, 2011년 133건, 2012년 159건, 2013년 213건, 2014년 225건, 지난해 253건, 올 7월 현재 265건이다. 올 7월 가입건수가 지난 한 해 가입건수를 넘어설 만큼 인기가 높다.
가입자는 올 5월부터 폭증했다. 월별로 살펴보면 4월 24건, 5월 64건, 6월 42건, 7월 45건의 연금가입자가 신규로 가입했다.
이는 기존 주택연금 혜택을 늘려 지난 4월 출시한 ‘내 집 연금 3종 세트’ 영향이 컸다고 주택금융공사 대전지사는 분석했다.
3종 세트는 만 60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일시 상환하고 주택연금을 전환할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의 주택연금 전환’이 있다. 또 40~50대 중장년층이 이용할 수 있는 주택연금 예약 상품인 ‘중년층 대상 보금자리론’, 1억 5000만원 이하 주택소유자에게 월 지급금을 최대 15% 추가 지급하는 ‘우대형 주택연금’ 등이다.
이 중 우대형 주택연금이 지역민들에게 큰 인기다. 대전ㆍ충남은 수도권보다 주택 가격이 높지 않다 보니 1억 5000만원 이하 주택소유자가 많아 신청이 용이했다.
기준금리 하락도 가입자 증가에 한몫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6월 기준금리를 연 1.25%로 내리자 베이비붐 세대들이 은퇴 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최후의 노후준비 대책으로 주택연금을 택했기 때문이다.
주택연금에 가입한 김모(53ㆍ대전 서구)씨는 “집을 팔지 않아도 연금을 받을 수 있어 고민하다 가입하게 됐다 ”고 말했다. 주택연금가입건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채석 주택금융공사 대전지사장은 “현재 예ㆍ적금 금리에 대한 장점이 없다 보니 이자수익으론 생활하기가 어려워 주택연금가입으로 눈을 돌리는 지역민들이 많아졌다”며 “2007년 주택연금 상품을 내놓을 당시 집에 대한 개념이 자식들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생각이 많았는데, 최근엔 이런 성향이 많이 바뀌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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