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수방식·권리당원 투표 등은 채택되지 않을 듯
충청권 의원 모임 통해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
박범계(대전 서을)·박완주(천안을)·도종환(청주 흥덕) 의원 간 사실상 3자 구도로 더불어민주당 충청·강원권 최고위원 경쟁의 막이 올랐다.
강원도당위원장에 재선출된 심기준 위원장도 있지만, 원외라는 점에서 전체 권역을 대표해야 하는 자격상 현역 의원들이 우선시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각 위원장들이 최고위원 선정을 위한 호선을 어떤 방식으로 치뤄내느냐에 따라 향배가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더민주는 지난 19일 충남도당위원장에 박완주 의원, 대전시당위원장에 박범계 의원을 각각 선출했다. 앞서 지난 17일에는 충북도당과 강원도당이 도종환 의원과 심기준 위원장을 합의 추대로 선출했다.
이로써 사고 지역위가 되면서 위원장이 공석인 세종시당을 제외한 나머지 충청·강원권 시·도당위원장 4명 모두가 선출된 셈이다.
현재로서는 누가 충청과 강원을 대표할 최고위원에 선출될 지는 안갯속이다.
시·도당위원장 가운데 호선 방식으로 선출하게만 돼 있을 뿐, 호선을 어떻게 하라는 지는 당헌당규에 정해져 있지 않은 탓이다.
타 지역의 경우, 선수를 우선시하자는 방식과 함께 권리당원·대의원 투표 방식 등 다양한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아직 충청 시·도와 강원도당위원장 간에는 이를 둘러싸고 일절 논의된 바 없다.
박범계 의원은 기자와 만나 “호선이라니까 (호선)해야죠. 만나서 논의할 겁니다”라고 했고, 박완주 의원 측도 논의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다만, 당 안팎에서 지역의 이익을 대변하고, 타 권역 최고위원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려면 현역 의원이 되어야한다는 논리가 확산되고 있다.
대전시당이 당초 경선이 예상됐던 것과 달리 시당위원장을 박범계 의원으로 합의 추대한 것도 여기서 기인했다. 이런 맥락에서 박범계·박완주·도종환 등 세 사람 중에 권역별 최고위원이 선정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쉽사리 결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합의추대 방식은 난망한 이유에서다. 이들 모두 재선이고, 각 시·도별 대표라는 자격이 내재돼 있기 때문이다.
시·도당위원장 간 거수 방식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도 낮다.
충청권 시·도와 강원도당위원장은 모두 더민주 주류·범주류세력으로 분류되는 가운데 도종환 의원 및 심기준 위원장은 친문(문재인 전 대표) 세력으로 꼽힌다.
박범계 의원도 문 전 대표와 가까운 사이지만, 박영선 의원(서울 구로을) 등과도 적잖은 교분에 계파색이 엷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박완주 의원은 민주평화국민연대 출신으로 범주류다. 그렇다고 지역별 대표자격인 시·도당위원장들 사이에서 진영 논리가 우선될 지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는 형국이다.
시·도당 권리당원 및 대의원투표 방식도 전당대회가 열리는 27일 전에 최고위원이 결정되어야하는 촉박한 시일과 당원 간 갈등 발생 우려를 감안, 사실상 불가능해 위원장들 사이에서 거론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박완주 의원이 원내수석부대표를 맡고 있다는 점이 그의 권역별 최고위원 도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충남도당 경선에서도 원내수석부대표직 겸직이 제기됐었다.
이 때문에 충청권 의원 모임을 통해 권역별 최고위원 결정을 위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시각이 짙다.
시·도당 간 갈등의 소지를 막고, 전체를 대표한다는 명분에 부합한다는 이유에서다.
당의 한 관계자는 “금명간 이뤄질 시도당위원장 논의에서 어떤 방식으로 결정될 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서로 강대 강 대결구도로 비춰지는 것에는 적잖은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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