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대망론 염두, 안희정 마케팅 통해 당원 공략도
더불어민주당 8ㆍ27전당대회가 임박한 가운데 당 대표 후보자들이 대전시당·충남도당 대의원 대회에 잇따라 참석하며 충청권 당심을 잡기 위한 뜨거운 구애 경쟁에 나섰다.
김상곤·이종걸·추미애 후보 모두 수도권을 지역구로 뒀거나 호남에 연고가 있을 뿐 충청권 표심을 대변할 후보자 부재에 지역 당심이 캐스팅보트를 쥐게 될 가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지면서다.
이들이 지난 19일 시·도당 대회마다 당내 최대관심사인 대선주자 문제를 언급, 당원들의 역할론을 당부한 것이 이 맥락에서다.
김상곤 후보는 이 자리에서 “영남을 기반으로 하는 새누리당이 호남 출신 당 대표를 선출하고 충청권 대선 후보를 내세우는 등 지역 연합전략을 돌파해야 한다”며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문재인 전 대표를 독점하고 호가호위하는 ‘호문’이 자기 앞에 줄을 세운다는 말이 나오는 등 거대한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문재인 불가론이 등장하는데 가장 유력 대선후보를 무조건 안 된다고 하면 대체 어떤 특정 후보를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답답하기만 하다”며 “저는 혁신과 호남 복원으로 대선 후보에게 힘이 되는 더하기의 당 대표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종걸 후보는 “특정 대선 후보 대리인이 당 대표가 되어 경선 결과가 뻔해 보인다면 경선 참여자가 줄고 흥행에 실패해 종국에는 대선 승리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반박하며 “특정 계파에 휘둘리지 않고 원칙을 지켜온 제가 당 대표가 돼 대선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할 것”이라며 역설했다. 그는 “잃어버린 전통적 지지층을 복원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권 교체는 불가능하다”며 “야당을 하나로 묶어 전통적 지지층을 복원하고 반드시 정권 교체를 이뤄내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추미애 후보는 “지방분권·국토 균형발전의 중심지인 대전·충남을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대한민국 행정 중심지로 만들어내겠다”고 다짐하며 “세 번째 대통령을 만들어낼 당 대표는 저밖에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흔들릴 때마다 강한 중심을 잡아주신 대전과 충청의 중심 정신처럼 당의 중심추·균형추가 되겠다”라며 “천둥·번개·비바람을 막아야 하는 대선 정국에서 경험 없는 초보자, 분열·갈등을 조장하거나 갈팡질팡하는 지도자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잠재적 대선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를 활용한 이른바 ‘안희정 마케팅’를 펼치며 충남 당원 표심을 흔들었다.
최근 정가의 화두가 된 충청대망론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김상곤 후보가 “충청도의 자랑, 우리 당의 자랑인 안희정 지사를 비롯한 강력한 대선 후보가 우리와 함께 있기 때문에 2017년 대선에서 승리해 확실하게 정권 교체를 이룰 수 있다”고 하자, 이종걸 후보는 안 지사를 ‘대한민국의 인물’로 치켜세운 뒤 “대한민국의 인물이 된 안희정 충남지사와 손학규 전 상임고문,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의원, 이재명 성남시장 등 스타 군단이 역동적 경선을 벌여야 한다”고 맞섰다.
추미애 후보는 “안 지사를 보니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인상이 있는데 저는 힐러리 인상이 나오지 않느냐”며 “(과거) 노무현 대통령께서 서울 종로 유세에서 ‘다음에는 추미애도 있다’고 하는 바람에 큰일이 날뻔했는데 이제 다음에는 충남 안희정도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 대표 후보들은 연설이 끝난 뒤 행사장 인근에서 지역 지지자들과 회합을 열어 지역 여론을 수렴하는 가 하면, ‘대전발전의 동반자’가 되겠다며 표심 붙들기에 부심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